해학적 소리·몸짓으로 충청 판소리 '중고제' 대중화 앞장

소리꾼 조동언씨가 올해 4월부터 12월까지 중고제 창작 판소리 임꺽정가를 갖고 '33(삼삼)한 전국투어 시사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박은지
소리꾼 조동언씨가 올해 4월부터 12월까지 중고제 창작 판소리 임꺽정가를 갖고 '33(삼삼)한 전국투어 시사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박은지

[중부매일 박은지 기자]서편제와 동편제에 비해 사실상 전승이 끊어져 버린 충청 판소리인 '중고제판소리'가 부활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소리꾼 조동언씨가 올해 4월부터 12월까지 중고제 창작 판소리 임꺽정가를 갖고 '33(삼삼)한 전국투어 시사회'를 개최한다.

이번 투어는 중고제판소리 부활을 알리는 소통의 장으로써 소설 임꺽정을 기반으로 한 작창과 완창을 오롯이 소화한 조동언씨의 의지에서 비롯됐다.

소리꾼 조동언씨가 공연하는 모습. /조동언씨 제공
소리꾼 조동언씨가 공연하는 모습. /조동언씨 제공

그는 이번 '33(삼삼)한 전국투어 시사회'는 33인의 독립운동가에서 모티브를 얻어 동편제와 서편제에서 독립하겠다는 의지를 담아냈다고도 설명했다.

조동언씨는 "충청도 특유의 해학적인 소리와 몸짓을 통해 임꺽정가 완창 무대를 선보이며 충청도 중고제 판소리를 널리 알릴 예정"이라며 "창작 판소리의 대중적 성과를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우선 이번 공연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지난달 29일 오후 7시 충북문화재단 숲속콘서트를 통해 선보인 바 있다.

소리꾼 조동언씨가 판소리를 하는 모습. /조동언씨 제공
소리꾼 조동언씨가 판소리를 하는 모습. /조동언씨 제공

이번 전국투어 시사회 첫 공연은 오는 22일 오후 3시 중앙공원에서 관객들과 만나 중고제 판소리 부흥을 노래할 예정이다.

조동언씨는 걸쭉한 입담과 표준어와 충청도, 경상도 어투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특유의 색깔로 소설 임꺽정을 중고제 판소리로 생생하게 재현한다는 계획이다.

조동언씨는 "창작 판소리 임꺽정가에서 돋보이는 것은 충청·경기·서울 고유의 더늠(선율) 염계달 경드름'"이라면서 "동서편제와 차별화된 경드름제 중고제 판소리로 완성도 높은 무대를 기대하셔도 좋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소리꾼 조동언씨가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사철가의 첫 대목인 '이 산 저 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의 한 소절을 동편제와 서편제, 중고제 판소리 특성을 재현해 보이고 있다. / 박은지

또한 "소설 임꺽정은 서사뿐만 아니라 문체가 가진 어조나 리듬까지 판소리와 싱크로율이 놀랍도록 높은 작품"이라면서 "임꺽정의 인물들은 생생하고 입체적이며 작품 전반에 비장미와 풍자미, 해학이 넘쳐서 판소리 판을 벌이기 적합하다"고 작품을 선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조씨는 이번 전국투어 시사회에서 소설 임꺽정에 등장하는 주요 무대인 안성, 철원, 문경, 제주도와 개성, 백두산까지 '중고제 판소리'를 전파할 무대로 삼고 있다.

소리꾼 조동언씨가 공연하는 모습. /조동언씨 제공
소리꾼 조동언씨가 공연하는 모습. /조동언씨 제공

작창만 6개월의 시간에 걸쳐 이뤄낸 이번 작업을 통해 소리꾼 조동언씨는 "일개 소리꾼이 주목받는 것이 아닌 충청도 중고제 판소리가 전국 팔도에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면서 "임꺽정가를 통해 전국에 있는 다방면의 사람들과 만날 생각에 벌써부터 설레인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동언씨는 소설가 김유정, 시인 오장환탄생 100주년 일대기를 창작판소리로 완창한 바 있으며 이번 임꺽정가를 시작으로 정지용 일대기까지 판소리로 재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조동언씨 이력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 졸업

▷중앙대학교 한국음악과 졸업

▷중앙대학교예술대학원 졸업

▷서울 전국 판소리 명창대회 일반부 대상

▷서울 전국 판소리 명창대회 명창부 우수

▷스웨덴 국왕 초청 한-스웨덴 한국의 숨결 총감독 역임

▷이탈리아 국립음대 초청공연 감독 역임

▷독일 드레스덴, 헝가리, 베를린 '한국의 숨결' 초청공연

▷동아시아 문화도시 청주 지등 퍼포먼스 총연출

▷평창올림픽 성화봉송 청주 아리랑 대합창 총연출

▷영등포지등 축제 디자인 및 설치 연출

▷25현 가야금 3중주단 '가야美' 창단 기획 및 1집 음반제작

▷여성 소리 그룹 美音 창단 기획 및 1집 음반제작

▷現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이수자

▷現 지등 설치 예술가

▷現 국악디자인콘텐츠 개발연구원장

소리꾼 조동언씨가 판소리를 하는 모습. /조동언씨 제공
소리꾼 조동언씨가 판소리를 하는 모습. /조동언씨 제공

중부지역을 대표하는 소설 '임꺽정'은 괴산 출신의 독립운동가이자 작가인 벽초 홍명희가 집필한 소설이다.

지난 1928년 11월 20일 '조선일보'에 연재를 시작해 무려 13년 동안 집필과 중단, 재집필의 우여곡절을 겪으며 창작해 '민족문학의 최고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인공 꺽정이를 비롯해 칠두령이 펼치는 길 위에서의 사랑과 우정, 자유와 투쟁, 해학과 풍자의 여정은 '민속자료의 집대성', '조선 어휘의 커다란 바다'라는 찬사를 받았다.

삼천리 팔도강산을 무대로 한 민중의 삶과 정서를 담아낸 소설 임꺽정은 애니메이션, TV드라마, 마당극 등 새로운 장르의 콘텐츠로 재생산되며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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