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4·5 보궐선거일이 밝았다. 이번 보궐선거는 지난해 6·1전국동시지방선거 후 10개월 만에 치러지는 선거다. 충북에서는 유일하게 청주시의회의원 보궐선거로 청주시나선거구(중앙, 성안, 탑·대성, 금천, 용담·명암·산성동)에서 실시된다. 지역 정가에서 청주시의회의원 보궐선거는 단순히 지방의원 한 명을 선출하는 이상의 의미다. 여·야가 극명하게 대치하고 있는 청주시의회 힘의 균형뿐만 아니라 1년 뒤 실시되는 총선까지의 지역 분위기를 선점할 기회기도 하다. 이러한 정치적 역학관계 때문인지 야당은 당 대표가 지원 유세에 나서는 등 총력을 기울였다. 여당도 청주시의원들이 대거 참여하는 유세전을 펼치며 야당에 맞불을 놓기도 했다. 뜨거웠던 13일간의 공식 선거운동도 이제 마무리됐다. 유권자들의 선택만 남았다.

전국적으로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지역을 넘나드는 정책과 워낙 많은 후보의 출마로 정책을 비교해 평가하는 것은 고사하고 자기 지역 후보자가 누군지 알기도 힘든 지경이었다. 반면 이번 보궐선거는 한 지역구에서만 치러지면서 후보 간 비교는 물론 공약 등을 평가해 투표할 수 있는 선거였다. 그러나 사전투표에서 청주시나선거구가 전국에서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청주시나선거구는 지난 3월 31일과 4월 1일 실시된 보궐선거 사전투표에서 선거인수 5만7천41명 중 4천394명이 참여해 사전투표율 7.7%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 사전투표율 11.01%(130만9천677명 중 14만4천174명)보다 3.31%p 낮은 수치다. 가장 높은 사전투표율을 기록한 곳은 경남 창녕군 제1선거구 24.87%보다 무려 17.17%p 낮은 투표율이다. 지역 내 뜨거운 관심이 무색할 지경이다.

'정치'에 대한 국민 관심은 점점 무뎌지고 투표율도 예전만 못하다. 국민의 정치에 대한 불평·불만은 끝이 없다.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끝없이 하락하고 있다. 언론을 통해 비치는 정치인을 보고 있노라면 점점 등을 돌리게 된다. 그러나 그들에게도 믿는 구석이 있다. 바로 '국민'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국민으로부터 가장 비판받는 대상이 '국민'을 앞세우는 꼴이다. 핏대를 올리며 호통칠 때마다 내뱉는 말이 '국민의 대표'다. 국민의 지탄에도 그들이 당당할 수 있는 것은 결국 투표로 선출됐기 때문이다. 국민의 선택을 받았다는 '정당성'이 그들에게 '무소불위'의 힘을 부여한다. 정치를 바꾸고 정치인이 올바른 행동을 하도록 이끄는 것은 유권자의 책임이고 몫이다. 그 첫걸음이 투표다. 내 한 표가 정치를 바꿀 수 있다. 이러한 중요한 한 표를 좌·우 진영논리만 보고 몰아줘서는 안 된다. 정치인은 국민의 일꾼이다. 투표하기 전 누가 일을 잘 할 수 있는 일꾼인지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 미국의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은 "투표는 총알보다 빠르다. 투표는 총알보다 강하다."고 했다. 소중한 권리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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