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가맹점본부(본사)가 냅킨·물티슈·머리끈에서 고무장갑까지 필수물품으로 지정해 가맹점에 강매하는 갑질로 사회적 비난이 거센 가운데 이를 방지하기 위한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돼 관심을 끌고 있다.

5일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은 가맹점들이 가맹본부가 제공하는 상품 또는 용역을 의무적으로 사용토록 하며, 이를 준수사항으로 두는 현행법 조항을 삭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일명 '이차돌·버거킹 횡포 방지법'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 가맹사업법은 가맹본부가 가맹점 사업자에게 특정한 거래상대방과 거래할 것을 강제하는 행위를 원칙적으로는 금지하면서도 가맹사업 경영에 필수적이고 동일성 유지에 필요한 경우 등이라는 명목으로 소위 '필수품목'을 지정할 수 있도록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가맹본부의 과도한 필수품목 지정과 단가인상 등으로 인해 가맹본부와 가맹점간에 분쟁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고, 필수품목 외의 물품들도 엄격한 품질기준의 충족을 요구하면서 사실상 필수품목과 유사하게 구입을 강제하는 결과가 되어 가맹점들의 수익이 감소하는 등 피해가 발생하는 상황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7월~9월 가맹본부 200개와 가맹점 1만2천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가맹 분야 서면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맹본부와 거래하는 가맹점 56.7%가 '필요없는 본사 물품 구매'했다고 조사됐고, 가맹점 46.3%는 본사로부터 갑질을 당한 경험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맹본부가 지정한 필수품목 중 불필요한 품목이 있다고 밝힌 가맹점 56.7% 중 78.5%는 필수품목을 줄이고 가맹점주가 직접 사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밝혀졌다.해실제 프랜차이즈 '이차돌' 본사가 점주들에게 물티슈·냅킨을 비롯해 캐릭터가 들어간 머리끈·손거울·가방고리 등 홍보 물품까지 필수품목으로 규정해 강매하는 등 불공정거래행위를 하였다는 의혹이 있어 공정위가 직권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버거킹' 본사도 가맹점주들에게 햄버거에 들어가는 토마토는 물론 매장관리를 위해 사용하는 세제나 빗자루까지도 본사 공급 물품만 사용하도록 강제하고 있다는 주장이 있어 가맹점들이 공정위 신고와 분쟁조정 신청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정숙 의원은 "언론에 드러난 사례 이외에 필수품목 규정을 악용해 물품을 강매하는 가맹점본부와 이로 인한 피해사례가 더 많이 있을 것"이라며 "현행 법령의 가맹점사업자 준수사항은 필수품목뿐만 아니라 필수품목 외의 품목까지도 사실상 가맹본부의 지정 품목을 구입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어 가맹점 입장에서는 불공정하다는 지적이 많은 만큼, 이 규정을 삭제해 가맹점사업자의 권익을 증진할 필요가 있다"며 법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양정숙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는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김영배, 김윤덕, 민형배, 박용진, 서영교, 이상헌, 이용선, 위성곤, 윤준병, 한병도 의원과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공동발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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