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탄금호 일렉트릭 유람선
탄금호 일렉트릭 유람선

충주시가 민자관광 유치 사례로 내세웠던 탄금호유람선이 운항을 시작한 지 불과 1년 반만에 갈지자걸음을 하고 있다.

시는 지난 2016년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관광객들이 유람선을 타고 탄금호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을 관람할 수 있도록 용섬과 탄금공원을 경유하는 12㎞의 항로를 계획했고 유람선 운영업체에 편의점과 카페, 보트 등의 부대시설도 갖추도록 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2021년 실제 운항을 시작하면서 우륵대교 인근의 수심이 낮아 운항이 불가한데다 조정지댐 인근도 안전문제로 운항을 할 수 없어 조정중계도 인근 2.5㎞ 정도를 왕복하는 항로로 변경했다.

운항에 따른 환경과 조건을 사전에 제대로 검토하지 못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결국 탄금호유람선은 무늬만 유람선이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

시는 또 탄금호에서 열리는 조정경기대회와 조정훈련을 이유로 유람선 운영업체 측에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유람선 운항을 금지하도록 했다.

오후 시간이 유람선 운항을 위한 황금시간대인 것을 감안하면, 이같은 조치는 아예 유람선 영업을 하지 말라는 거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여기에 지난해에는 조정대회와 전국체전 등을 이유로 4~5개월 정도 아예 운항을 못했다는 게 유람선 운영업체 측의 주장이다.

결국 유람선 운영업체는 "영업 부진으로 더이상 적자를 버틸 수 없다"면서 3일 기자회견을 통해 충주시의 약속 불이행에 따른 구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시가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법률적 방법은 물론, 물리적인 투쟁까지 벌이겠다고 경고했다.

이런 사태는 충분히 예견됐던 일로, 충주시의 허술하고 어설픈 민자관광사업 유치 행정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의욕만 앞세워 추진했다가 혈세를 축 내고 큰 상처를 남긴 충주라이트월드 사태가 재현되는 것 같아 안타깝고 답답하다.

탄금호유람선 사업은 오랜 기간 우여곡절을 겪는 동안 각종 문제점을 드러냈다.

이런 문제에 대한 사전 대비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오로지 실적에만 매달려 유치를 서둘렀던 충주시의 실책이 가장 크다.

탄금호유람선은 충주라이트월드와 함께 공무원들의 탁상행정이 만들어낸 부끄러운 결과물이다.

두 사업은 치밀하고 신중한 검토와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민자관광 유치가 결국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공직자의 역할이 중요한 것은 그들의 책임감과 소신있는 행정 집행이 지역의 안정적인 미래를 기약하기 때문이다.

충주시 공무원들은 공직자의 역할에 대한 무게를 되새겨야 한다.

충주시는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향후 민자관광 유치시 충분한 검토와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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