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산불로 전소한 홍성군의 한 민가. /중부매일DB 
산불로 전소한 홍성군의 한 민가. /중부매일DB 

해마다 봄이 오면 어김없이 산불이 난다.지난 10년간 통계에 따르면 산불은 절반 이상(58%)이 3월과 4월에 발생해 봄철 불청객으로 불린다,날씨가 건조하고 강풍이 불기 때문이다.봄 산불 위력은 상상을 초월한다.지난 2005년 4월 4일 밤 11시50분께 강원도 양양군 야산에서 일어난 산불이 대표적이다.당시 영동 지방에는 건조주의보와 강풍주의보가 내려졌다.양양 산불은 순간 최대 풍속 30m 강풍을 타고 빠르게 번졌다.다음날 오전엔 천년 고찰 낙산사를 집어 삼켰다. 6일까지 이틀간 산림 973㏊를 태우고 394억 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올해도 산불을 비껴가지 못했다.봄꽃 소식과 함께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해 지난 4일까지 약 3개월간 3천여 ㏊의 숲이 잿더미로 변했다.휴일은 2일에는 충남 홍성 당진 부여 금산, 대전, 충북 옥천, 전남 순천과 함평, 서울 인왕산 등 전국 곳곳에서 35건의 산불이 동시 다발로 발생했다.

올 들어 최대 규모 산불로 기록된 홍성 산불로 임야 1천454㏊가 불에 탔다.소방당국은 강풍으로 산불이 무섭게 번지자 산불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총력 진화에 나서 53시간 만에 주불을 껐다.이번 산불로 축사 20동과 창고 24동, 비닐하우스 48동, 시설 21동, 농기계 35대가 불에 타고 소 3마리, 돼지 650여 마리, 산란계 8만여 마리, 염소 300여 마리 등 가축 8만여 마리가 폐사했다.

전남 순천과 함평은 축구장 857개 면적의 산림이 화마를 입었다.서울 인왕산은 축구장 20여 개 넓이의 숲이 사라졌다. 대전과 금산은 산림 700여 ㏊를 태웠다.옥천 산불은 임야 20여 ㏊를 태우고 31시간 만에 진화됐다.

문제는 해마다 막대한 재산 피해를 내는 우리나라 산불은 대부분 예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산림청과 전문가들에 따르면 국내 산불 원인은 99%가 실화, 즉 인재라고 주장한다.낙뢰 등 자연 발화로 산불이 발생하는 미국, 캐나다, 호주와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고 한다.산불 원인은 입산자 실화 34%, 논·밭두렁 소각 14%, 쓰레기 태우기 13%, 건축물 화재 5%, 성묘객 실화 3%, 어린이 불장난 1% 등으로 조사됐다.원인 미상이 25%이지만 대부분 인재로 추정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일 최근 발생한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10개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라고 지시했다,충남 홍성 금산 당진 보령 부여, 충북 옥천, 전남 순천과 함평, 경북 영주 등이다.100% 피해 보상은 아니지만 재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충남도는 산불 피해 7개 시군에 특별교부세 13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해당 자치단체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만 산불 예방과 피해 주민의 일상 회복에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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