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청주시의회 임시청사. /중부매일DB
현 청주시의회 임시청사. /중부매일DB

우리 정치의 고질적 병폐인 쪽수 정치가 청주시의회에도 어느새 자리 잡아 풀뿌리 민주주의에 역행은 물론 시민의 권력을 남용한다는 비난이다. 이번 보궐선거 승리에 도취한 국민의힘이 쪽수로 시의회 주도권 쟁탈을 예고하고,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극렬 반발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이다.

시 청사 본관 철거를 놓고 빚어졌던 양당의 갈등과 대립이 최근 봉합하는 듯했으나 이번 선거로 오히려 악화한 것이다. 시민들은 눈살을 찌푸리며 기꺼이 위임한 권력을 회수하고 싶을 뿐이라는 반응이다.

지난 5일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은 승리해 의석 42석 가운데 22석을 차지, 과반수 의석을 굳혔다. 애초 여야 동수였던 의석(21대 21)의 균형이 깨진 셈이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국민의힘은 쪽수의 힘을 과시하기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개원 초 합의했던 더불어민주당과의 협치 중단을 선언한 셈이다.

먼저 국민의힘은 전반기 시의회 의장은 국민의힘이, 후반기 의장은 더불어민주당이 맡기로 했던 여야 합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보궐선거 이전에는 여야 동수여서 전. 후반기를 나눠 의장직을 갖기로 했지만, 이젠 국민의힘이 2석이 많아 국민의힘이 다수당의 힘을 발휘하겠다는 표명이다. 오히려 후반기 의장도 국민의힘의 몫이어야 한다는 단호한 언표이자 엄포로 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더불어민주당이 청주시 본관 건물 철거에 반발하면서 반납해 공석이 된 4개 상임위원회(의회 운영, 복지교육, 농업정책, 도시건설) 위원장직도 배분 절차를 다시 밟겠다고 밝혔다. 이는 민주당의 상임위원장직 반납철회와 원상회복 요청을 국민의힘이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상임위원장 선임과 상임위 재구성은 이달 17~27일 열릴 78회 임시회에서 다뤄질 예상이다. 그러나 결과는 뻔하다. 국민의힘은 주장을 굽히지 않을 터이고 민주당은 이에 반발해 여야 간 충돌과 갈등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박완희 청주시의회 원내대표는 "1석을 내줬는데 마치 100석을 이긴 것처럼 과거 합의를 깨고 원내 직책을 싹쓸이하려는 국민의힘에 분노한다. 김병국 의장과 국민의힘은 협치를 바라는 민심을 헤아려야 한다."고 볼멘소리했다.

힘의 논리로 의회를 운영하는 것은 풀뿌리 민주주의 발전에 역행하고 먹칠하는 행태다. 풀뿌리 민주주의는 국민 개개인에게 골고루 영향을 미치는 대중적이며 참여적인 민주주의다. 이런 풀뿌리 민주주의가 이런 그릇된 권력 행사로 정착하지 못한 채 예산만 파먹는 좀으로 전락하고 있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런 데도 정작 청주시의회 의원들은 '강 건너 불 보듯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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