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김동우 논설위원

오늘 새벽도 어김없이 신문이 문 앞에 도착하는 소리가 들렸다. 반갑기 그지없는 손님이었다. 얼른 나가 신문을 집어 든다. 종이에 불과하지만, 묵직했다. 오늘은 어떤 정보와 지식이 담겨 있을까. 사유의 영토를 확장하고 지식 자본을 축적할 수 있는 내용물 말이다.

신문은 사실(fact)에 근거한 진실(truth)을 말한다. 신문은 보는 것(seeing)이 아닌 듣고 이해하는 것(hearing & understanding)이다. 신문의 '문' 자가 한자어로 '들을 聞'인 이유다. '聞'은 대문 앞에서 집 밖(세상)의 정보나 지식을 귀담아들은 뒤 되돌아가 가족 등에게 이를 정확히 알리는 깊은 뜻을 지닌다. 기사가 사실과 진실이 일치해야 하는 이유다.

지난 7일은 신문의 날이었다. 한국신문편집인협회는 지난 1957년 '신문의 사명과 책임을 자각하고 자유와 품위 등을 강조'하기 위해 독립신문 창간일인 4월 7일(1896년)부터 한 주일 동안을 신문주간으로 설정하고 기념행사를 치렀다.

이를 시작으로 언론계는 해마다 4월 7일을 신문의 날로 정했다. 한국신문협회를 비롯한 언론계는 1959년부터 시민 공모로 표어를 선정해 그해 언론환경과 신문의 역할 등을 반영하고 있다. 제1회(1957년) 신문주간의 표어는 '신문의 약자 반려'였다. 제1회 신문의 날(1960년) 표어는 '언론의 자유'였다.

올해로 67회를 맞는 신문의 날 표어 대상이 발표되었다. '나를 움직인 진실, 세상을 움직일 신문'이다. '시대가 흘러도 변하지 않는 신문의 핵심 역할이 진실 추구이며, 그것이 먼저 나를 움직이고 더 나아가 세상을 움직인다는 의미를 함축적으로 표현해냈다. "가 대상 선정의 근거다.

언론의 홍수가 작금의 현실임을 고려하면, 이를 긍정적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다. 작금의 언론이 진실을 추구하지 못하고(왜곡), 객관성을 저버리고(주관), 여론을 형성하지 못하는(갈라치기) 등 갈팡질팡하는 모습이 역력하다는 점에서다. 경영 악화로 논조가 자본에 휘둘리는 것 또한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동우 논설위원
김동우 논설위원

어찌 보면 올해 표어는 현실 언론의 역설이며 언론의 불편한 현실에 대한 엄중한 경고이자 자성의 목소리인 듯해 언론인으로서 그리 반길 표어는 아니라 생각한다. 특히 영상매체의 범람에 따른 활자 매체의 퇴조를 막기 위한 몸부림을 대변하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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