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향사랑기부제 홍보 관련 자료사진. 본문과 직접적인 연관 없습니다. /중부매일DB 
고향사랑기부제 홍보 관련 자료사진. 본문과 직접적인 연관 없습니다. /중부매일DB 

올해 1월부터 시작한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 100일을 맞았다. 자신이 사는 주소지를 제외한 모든 자치단체에 최대 500만원까지 기부할 수 있는 고향사랑기부제는 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범국민적 운동으로, 지자체는 이 기부금으로 사회적 취약계층 지원과 청소년 보호 육성, 지역 주민들의 문화·예술·보건 증진 등에 사용하게 된다.

이같은 취지의 고향사랑기부제가 시작되자 충청권 지자체에도 많은 유명인들과 출향인사, 그리고 지역과 인연이 있는 기부자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일부 지자체는 당초 기대에 모금액이 턱없이 미치지 못하는 등 시·군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충북 도내에서 처음으로 증평군의 고향사랑 기부금이 1억원을 돌파해 주목받고 있다. 하루 평균 101만원 가량의 기부금이 접수된 셈이다. 기부 금액을 보면 전액 세제공제를 받을 수 있는 10만원 기부자가 304명으로 가장 많았고, 100만원 이상 고액 기부자도 29명에 달했다.

이같은 증평군의 성과는 이재영 군수의 적극적인 의지와 철저한 사전 준비에서 기인한다. 증평군은 지난해 일본의 고향납세제도를 연구한 전문가를 초빙해 공무원뿐 아니라 농업인, 사회단체장, 기업체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지역 공감대를 넓혔다. 또한 탤런트 박보영, 스타강사 김미경, 가수 박군 등의 홍보대사를 적극 활용해 홍보전을 펼쳤다. 이러한 이 군수의 열정은 외국인에게도 전달돼 블랙스톤 벨포레를 방문한 에이펙스 서킷 디자인의 창립자인 클리브 보웬이 고향사랑 기부제의 성공적인 안착을 응원했으며, 운영 대표인 에드워드 파커는 증평군에 성금기부 의사를 밝혔으나 외국인은 기부에 참여할 수 없어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증평군은 나아가 증평사랑군민증 발급 등 기부자 예우를 통한 지속적인 관계 형성은 물론 '증평군 고향사랑기부금 모집 및 운용에 관한 조례'에 기부자 예우에 관한 조항을 신설하고 추가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지도자의 남다른 의지가 모든 시책의 구심점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시행 100일을 맞은 고향사랑 기부제에 대한 개선점도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연간 상한액 500만원 제한과 법인 참여 금지가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고 있다. 또 개별적인 전화, 문자메시지, 이메일, SNS 등 개별 모금활동 금지와 향우회, 동창회 등 사적인 모임에 참석해 기부를 권유할 수 없는 조항도 활성화에 제동을 걸고 있다. 이와 함께 고향사랑 기부제 플랫폼인 행안부의 '고향사랑e음'이 기부금 납부 완료까지 지나치게 많은 단계를 거쳐야 하고 오류가 심해 중도 포기와 불편을 호소하는 기부자가 많다. 이같은 문제점들이 속히 해결돼야 지방소멸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고 지역발전의 마중물이라는 고향사랑기부제의 취지를 살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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