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김승환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고문·충북대 명예교수

김영환 충북도지사로 인하여 충북은 부정적 의미에서 전국의 중심에 섰다.

'친일지사 김영환'의 명제와 '술판 지사 김영환'의 논란은 본인이 야기한 것이다. 그것도 정책적 문제나 행정적 실수가 아니라 김지사 개인의 언행과 변명으로 인하여 빚어진 사안이다. 그런데도 김 지사는 진정한 사과는 하지 않고, 기자간담회나 회의에서 형식적 사과를 했을 뿐이다. 충북도민들이 원하는 것은 정식 기자회견을 통해 정중하고 겸손하게 사과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최근 언론은 도지사가, '정무라인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역정을 낸 것'으로 보도했다.

이것이 김 지사가 보좌관들에게 역정을 낼 일인가? 최현호·김태수·김진덕 세 보좌관이 무엇을 잘못했는가? 특히 '최정훈 도의원의 성명서 발표를 보좌관들이 막았어야 한다'는 발상은, 최 의원의 진정성을 모독하는 동시에 참모진을 희생양으로 삼고, 김지사 본인의 실수를 은폐하는 비정한 태도이자 의리를 모르는 처사다. 김영환 지사의 도의회 경시와, 취임 직후부터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업무를 지시하는 등의 잦은 실수는 우연이 아니다. 그의 초법적 언행은 7월 1일 도지사 취임 직후의 '차 없는 도청'에서 확인된다.

2022년 7월 7일, 제1호 결재는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추진방안'이다. 뒤늦게서야 이 정책이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지한 김 지사는 '드러누워 시위하겠다'는 식의 가볍고 즉흥적인 발언을 사적 SNS에 올렸다. 곧이어 2022년 7월 25일, 확대간부회의에서 '무예마스터십 중단'을 선언했고, 7월 26일 개인 SNS에 "전임 이시종 지사의 무예마스터십 정책을 계승하지 않겠다. 따라서 오늘부터 이 행사에 어떤 예산과 인력 등 지원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김 지사의 판단이 어떻든지, 전임 이시종 지사의 무예 관련 사업은 충북도의회의 심의 의결과 충북사회의 여론 수렴을 거쳤고 중앙정부 및 국제단체 등이 연관된 공공정책이다. 따라서 도의회의 논의를 거치지 않고, 공청회 등으로 여론을 수렴하지 않은 채 중단한 것은 분명한 잘못이다.

그렇다면 정신분석적으로 김 지사의 초법적·초행정적 언행의 본질은 무엇인가? 김 지사는 지사 당선 직후 '충북을 변화시키겠다'고 공언하고 자신을, 충북을 구원할 개혁주체로 설정했다. 이 정신구조에서 본인은 충북을 개혁하는 존재이고, 충북인은 개혁 당해야 하는 존재다. 개혁하는 김 지사와 개혁 당하는 충북인은 존재의 범주가 다르다. 이 정신구조에서 김 지사는 '충북인과 함께 개혁하는 존재'가 아니므로 김 지사는 충북인이 아니다.

충북사회를 잘 모르는 김 지사의 눈에, 충북은 시대에 뒤떨어지고, 창의성이 없으며, 노력조차 부족해 개혁해야 할 대상이었다. 충북인을 무시하는 김 지사의 눈에는 그렇게 보일지 모르지만 1990년에 충북지방자치를 시작한 이후 충북인, 역대 도지사, 충북의 공무원, 충북의 시민사회단체는 온 힘을 다해서 혁신에 혁신을 해왔고 '충북지역국가'를 건설하고자 노력했다. 지금 그가 생각하는 새로운 정책은 이전에 모두 검토한 것들이다. 충북지역국가의 역사 33년 중, '도지사 처신 잘하라', '친일도지사', '술판 도지사', '식물도지사'와 같은 어휘가 언론에 오르내린 적은 처음이라서 충북인 모두 수치스럽다.

김승환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고문·충북대 명예교수
김승환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고문·충북대 명예교수

마지막으로 두 마디 드린다. '친일지사 김영환'에 대한 변명으로 '국어를 배운 국민'을 강조하더니 '레이크파크 르네상스'가 무엇인가? 공공정책에 굳이 '외국어를 사용한 도지사 김영환'은 '국어를 배운 국민' 아닌가? 또 하나 법과 제도 안에서 일하는 공무원과 보좌관들에게 무리한 것을 지시하거나 역정내지 말고 도의원, 언론의 정당한 비판을 탓하지 마시라. 도지사가 신뢰 있는 언행을 하면 도민들은 저절로 지사를 존경하게 되어 있고, 충북발전에 힘을 모으게 되어 있다. 반환경적인 무심천 카약 타기 같은 희극적 행사로 조롱거리 되지 마시라. 창의성과 충북발전은 이벤트처럼 보이는 행사에서 나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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