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별장서 하룻밤… 교육·체험·체류형 관광명소 탈바꿈

 

편집자 주

옛 대통령 전용별장인 '청남대'(靑南臺)가 달라지고 있다. 일반국민에 개방된지 올해로 20년을 맞아 변화와 혁신의 해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에 위치한 청남대는 20년간 6명의 대통령이 휴양지로 이용하다가 2003년 4월 18일 소유권이 충북도로 이관됐다. 올해 개방 20주년을 맞아 대통령 본관 침실 숙박 개방, 역대급 봄꽃축제 '영춘제' 개최 등 다양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달라진 청남대의 모습들을 살펴본다.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청남대는 올해 특히 김영환 충북도지사의 대표공약인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실현'과 맞물려 충북의 문화·예술·역사·힐링의 랜드마크로 부상하고 있다.
 

청와대 제2집무실 개념 청남대

2003년 4월 18일 오전 충북 청원군 문의 청남대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청남대의 소유권을 청와대에서 충청북도로 넘기는 반환 기념행사를 갖고 청남대가 관광 명소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중부매일DB
2003년 4월 18일 오전 충북 청원군 문의 청남대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청남대의 소유권을 청와대에서 충청북도로 넘기는 반환 기념행사를 갖고 청남대가 관광 명소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중부매일DB

2003년 4월 18일, 청남대는 노무현 대통령이 소유·관리권을 충북도로 이양하면서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전두환 대통령부터 노무현 대통령까지 1983~2003년 6명의 대통령이 휴식과 함께 국정을 구상했던 곳이었다. 청와대 제2집무실 개념으로 운영·관리됐고 총 89회 366박 472일을 이용했다. 대청댐 부근 183㏊(축구장 257개 넓이)에 지어져 124종의 조경수와 143종의 야생화가 수려한 경관을 이루고 있다.

청남대 본관 전경.
청남대 본관 전경.

본관은 집무와 가족·손님의 침실공간으로 A급 보완시설을 갖췄다. 대통령기념관은 청와대 본관 건물을 60% 축소한 모습으로 2015년 개관해 대통령 기록화를 전시하고 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기념관은 2022년 4월 11일 개관해 임시정부 행정수반 8명의 독립운동과 활동을 전시하고 있다. 대통령기념관 별관은 대통령을 경호·경비하던 군부대와 경호원의 공간을 2011년 전시관으로 꾸며 대통령의 사용물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대통령 침실 숙박 등 개방 확대

대통령들이 별장 침실로 사용했던 청남대 본관이 일반인이 숙박할 수 있는 공간으로 첫 개방된다. 17일 첫 숙박객을 맞이한다. 본관 침실은 2인1실 총 10개. 1호 숙박객들은 본관 정원에서 뷔페식 만찬을 즐기고 청남대 석양체험, 별빛야행에 참여한뒤 과거 대통령만이 누렸던 특별한 '청남대의 밤'을 보내게 된다. 본관 숙박 프로그램은 시범운영을 거쳐 오는 8월부터 확대 운영된다.


 

교육문화원 내년 5월 완공

청남대 교육문화원 조감도.
청남대 교육문화원 조감도.

17일 기공식을 갖는 청남대 교육문화원은 청남대 내 교육·체험·숙박이 가능한 최초의 시설이다. 그동안 상수원보호구역에 묶여 식당, 카페, 숙소 등이 들어올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31차례에 걸쳐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를 건의해온 끝에 지난해 5월 상수원관리규칙 개정으로 일부 규모가 인정되면서 청남대 내 교육문화원 건립이 가능해진 것이다.

2024년 5월 완공되는 교육문화원에는 생활관 32실, 72명을 수용하게 된다. 국비 포함 총 180억원이 투입돼 연면적 4천100㎡에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로 지어진다.

 

주차공간 두배 늘려 1천304면 확보

그동안 민원이 끊이지 않았던 주차난과 진입로 교통체증 문제도 해소됐다. 청남대는 기존의 665면 주차장을 1천304면으로 2배 늘렸다. 육묘장 등 유휴부지를 활용해 639개의 주차면을 확보한 것이다. 여기에 내년 3월까지 336개를 더 늘려 내년에는 총 1천640대까지 주차가 가능해진다. 주차공간이 넉넉해지면서 지난달 주차예약제를 폐지하고 직접 차를 끌고 청남대에 입장할 수 있게 됐다.
 

역대급 봄꽃축제 '영춘제' 22일 개막

청남대의 대표 봄꽃축제인 '영춘제'는 올해 개방 20주년을 기념해 역대급으로 개최된다. 오는 22일 개막해 5월 7일까지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그 서막을 열다'의 주제로 다양한 공연·전시·체험·먹거리장이 곳곳에서 펼쳐진다. 축제기간 휴무 없이 열리고 주말 야간개장도 이뤄진다.

 

인상주의 대표화가 빈센트 반 고흐 특별전이 18일부터 6월 11일까지 대통령기념관 별관에서 열린다. 앞서 11일 개막한 '모네&르누아르' 특별전도 오는 5월11일까지 호수갤러리에서 복제작품을 볼 수 있다. 코로나로 중단됐던 재즈토닉페스티벌이 5월 26~28일, 웨딩박람회가 5월 6~7일 찾아온다. 이외에 버스킹공연, 와인페스티벌, 충북도립교향악단 공연, 어린이마술공연, 뮤지컬공연, 샌드아트 등이 이어진다.




 

[인터뷰] 김종기 충북도 청남대관리사업소장

올해 관람객 100만명 목표

김종기 충북도 청남대관리사업소장
김종기 충북도 청남대관리사업소장

"그동안 수동적 관람만 하는 관광지였다면 앞으로는 청남대에서 자고 먹고 쉬고 교육도 받고 회의도 하는, 문화·예술·역사·힐링의 공간이 될 것입니다. 관람객들이 잠시 머무는 청남대가 아닌 거죠."

김종기 충북도 청남대관리사업소장은 청남대가 앞으로 세계적 명소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수십년간 상수도보호구역에 묶여 할 수 없었던 숙박·취식 등이 가능해져 교육·체험·숙박을 갖춘 명소로 키울 기반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김 소장은 한국관광공사가 주최하는 '코리아유니크베뉴' 공모사업 선정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2차 관문을 통과했다.

"이번 공모에서 선정되면 국제회의 유치를 할 수 있어서 세계적 회의장소가 될 거예요. 2027세계유니버시아드대회 충청권 개최를 앞두고 각종 회의장소와 숙박장소로 활용될 것입니다. 세종정부청사도 가까우니 활용도는 많습니다."

'코리아유니크베뉴'란 한국을 대표하는 독특한 콘셉트와 스토리를 가진 행사 장소를 뜻한다. 국내에선 남이섬, 국립중앙박물관 등 37곳, 해외에선 베르사유궁전 등이 선정돼있다. 관광공사는 이번에 국내 13곳을 추가해 총 50곳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코리아유니크베뉴'에 선정되면 홍보콘텐츠 제작, 국내외 홍보, 시설 개선 지원, 외국인행사 유치 지원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오는 5~6월 현장평가를 거쳐 7월 중 최종 13곳을 뽑는다.

"마이스(MICE)산업이 편리성, 대규모성을 강조해 대도시에 많이 이뤄졌는데 이제는 독특함이 있는 장소로 바뀌고 있어요.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의 열쇠입니다."

올해 목표는 관람객 100만명 유치다. 올해 3월 한달간 관람객이 3만8천435명을 기록해 고무적이다. 최근 10년새 최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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