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건설 지연… 근로자 발길 줄어 점심 장사 타격

SK하이닉스 경영 악화로 충북 청주에 신규 반도체 생산 공장인 M15X(eXtension) 증축 공사가 잠정지연된 가운데 17일 오후 2시께 인근 식당 손님 발길이 뚝 끊긴 모습이다.  /이성현
SK하이닉스 경영 악화로 충북 청주에 신규 반도체 생산 공장인 M15X(eXtension) 증축 공사가 잠정지연된 가운데 17일 오후 2시께 인근 식당 손님 발길이 뚝 끊긴 모습이다. /이성현

[중부매일 이성현 기자]SK하이닉스 경영 악화로 충북 청주에 신규 반도체 생산 공장인 M15X(eXtension) 증축 공사가 지연되면서 현장 식당(함바식당)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SK하이닉스는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약 6만㎡ 부지에 M15X 건설 공사를 시작해 2025년 초 완공을 목표로 착공에 돌입했다. 15조원 투자가 계획됐던 M15X공장은 복층 구조로 기존 청주 M11, M12 두 개 공장을 합한 것과 비슷한 규모로 건설될 예정이었다.

이에 공사 진행을 위해 모인 근로자도 일 평균 최대 8천여 명에 달하고 이들은 일명 '함바집'이라고 불리는 공장 인근 식당에서 아침, 점심, 저녁을 해결했다.

하지만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M15X 증축 공사가 잠정 지연되면서 지난달부터 공장 인근 식당에는 근로자 발길이 뚝 끊겼다.

M15X공장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 한식뷔페 관계자는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는 점심을 먹기 위한 손님 줄로 50~60m씩 길게 대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님이 점점 줄길래 이유를 알아보니 M15X공사가 잠정 연기된 탓에 많은 근로자들이 청주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탈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매출도 급감했다. A한식뷔페 옆에 있는 B한식뷔페 역시 전년 대비 매출이 6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B한식뷔페 사장은 "지난해 12월까지만 하더라도 밥을 13~14솥을 준비하고 음식물쓰레기를 6통이나 비웠는데 지금은 밥도 2~3솥만 마련하고 음식물쓰레기도 1통 정도 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 식자재 값도 계속 올랐지만 뷔페 가격을 올릴 수 없다" 언급하고 "SK하이닉스 구내식당 가격보다 높아지면 그나마 이용하던 고객도 이탈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소연했다. 

최근 오픈한 C식당은 심각한 경영난을 호소했다. 지난해 호황으로 타격이 덜한 기존 식당과 달리 C식당은 근로자들이 감소한 시점부터 오픈했기 때문이다. C식당은 "임대료 내기에 급급한 상황에 가장 손님이 몰릴 때인 점심시간마저도 빈 탁자가 많아 한숨만 나온다"며 "SK하이닉스 측에서 언제 공사가 재개될지만 알려준다면 그나마 위안이 될 것 같다"고 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50% 설비투자 감축을 예고한 것과 M15X 공사도 같은 맥락이다"며 "본격 공사는 회사 기조에 맞춰 수정되고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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