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2천명 중 1천200명 60대 이상… 인지기능 저하 등 사고 위험 노출

충주 외국인 관광버스 교통사고 관련 자료사진. /중부매일DB 
충주 외국인 관광버스 교통사고 관련 자료사진. /중부매일DB 

[중부매일 이재규 기자] 열악한 전세버스업계 인력구조가 관광버스의 안정성을 위협하고 있다.

충북 충주시에서 발생한 이스라엘 관광객 탑승버스 전도사고의 주된 이유는 버스기사의 운전미숙일 가능성이 크다.

지난 6일 H여행사를 통해 입국한 이스라엘 관광객 33명은 사고 전 일주일여 동안 부산과 경주, 안동을 관광하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이들이 탄 45인승 전세버스의 운전자는 A(69)씨였다. 고령운전자에 속하는 A씨는 하루 200~300㎞를 운전했다.

사고 당일인 지난 13일에도 경주에서 출발해 안동을 거쳐 목적지인 충주까지 250㎞를 달렸다. 일주일의 강행군을 소화하고 또 운전대를 잡은 셈이다.

결국 도착지인 숙소를 60여 m를 남기고 차는 내리막길로 곤두박질 쳤다. 이 사고로 1명이 죽고 3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만 65세 이상 운전자를 고령운전자로 분류하고 있다. 만 65세 이상 70세 미만은 3년마다 자격유지검사를 받아야 한다. A씨는 자격유지검사를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고령인 그가 10일이 넘는 강행군을 소화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전세버스운송조합 관계자는 "60대 이상이 되면 쉽게 피로가 누적되고, 쉽게 지치는 부분이 분명 존재한다"며 "인지 기능 저하로 사고 위험 노출이 좀 더 크다"고 말했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 찬밥·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다"라며 "버스회사는 나이를 떠나서 운전을 하겠다는 사람만 있으면, 받아야 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국전세버스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전국 3만7천989명의 기사 중 60대 이상 기사는 2만1천984명으로 전체 운전자의 57%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80세 이상 운전자도 88명이다. 충북은 1천996명의 기사 중 60대 이상은 1천222명(60대 1천56명, 70대 162명, 80대 4명)으로 61%를 차지한다. 전국 평균보다 4% 높다.

버스업계에서는 안전을 위해서라도 전세버스에 대한 지원책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회사 대표 B씨는 "현재 전세버스는 유가보조 등 정책적으로 지원이 절실하다"며 "택시, 시내, 시외버스는 대중교통 적용을 받는 것에 비해 전세버스는 대중교통의 혜택을 지원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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