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가 즐기고 있는 스포츠는 19세기 중반 영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근대스포츠가 대부분이다. 근대스포츠가 발달하기 이전에는 유희적인 오락으로서 놀이(play)나 덜 경쟁적인 게임(game)이었으며, 우리가 알고 있는 경쟁과 스포츠(sport)개념은 19세기말부터 보편화된 것이다.  

　근대스포츠의 국가로 알려진 영국의 대표적인 스포츠로는 럭비를 빼놓을 수 없다. 아마추어리즘의 대표적인 스포츠로 불릴 만큼 전세계에서 영국의 상징 스포츠로 알려져 있다. 근대스포츠를 주도한 영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의 스포츠계와 달리, 현대스포츠의 강국인 미국의 대표적인 스포츠는 야구와 미국축구(풋볼)다. 그중에서 올림픽종목도 아닌 미식축구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미국에서 구기(ball) 스포츠가 인기를 얻는 데에는 19세기 후반부터다. 그 이전까지는 미국내에서 구기 스포츠는 인기를 끌지 못했다. 그들은 사냥, 승마, 권투 등과 같은 스포츠를 더 선호했었다. 여기에는 청교도가 의식적으로 구기 스포츠를 카톨릭 교회 의식으로 간주해 이교도로 보았고, 구기 스포츠는 남자답지 않은 활동이라는 사회적 인식 때문에 큰 관심을 이끌지 못했었다. 특히 미국인들이 영국인들에 비해 개인주의가 강했던 만큼 개인스포츠를 더욱 선호한 탓에 미국스포츠의 발전은 늦었다. 

　그러나 미국인들은 그들의 스포츠를 만들어냈다. 야구, 농구, 미식축구, 아이스 하키가 대표적이다. 그 중에서 미식축구는 미국인들만의 스포츠로 최고의 인기스포츠로 알려져 있다. 

　강한 힘으로 두 개의 골대 사이에서 한 물체를 옮기는 스포츠는 19세기 이전에도 남성들의 게임으로 다양하게 존재했다. 그 중에서 영국은 상류층 스포츠로서 럭비가 있었으나 부상이 많은 남성 스포츠였다. 미국은 영국과 유사한 럭비를 하다가 20세기 접어들어 축구와 럭비에서 도출된 미식축구를 만들어 발전시켰다. 

　초기 미식축구는 난폭한 스포츠였고 럭비와 큰 차이가 없었다. 공도 둥근 공을 사용하였으며 보호장비도 없었다. 이것을 1871년 하버드대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경기방식을 개선했고, 프린스톤, 예일, 콜럼비아, 루거스 대학은 대학 미식축구팀 간 연합회를 결성해 경기규칙을 재정비하고 체계화했다. 그 중에서도 미식축구의 아버지로 불리는 예일대의 월터 캠프 코치는 럭비에서 미식축구로 변화시킨 장본인으로 알려져 있다. 

　미식축구의 큰 변화는 스크럼(scrum)이었다. 영국 럭비식 스크럼의 불합리한 점을 개선하고 전방에 놓았던 볼을 후방으로 패스할 수 있는 규정이 성문화한 것이다. 이 패스볼을 받는 쿼터백(Quarterback)이라는 포지션이 생겨난 것이다. 

　이러한 경기방식은 하버드대를 비롯한 동부의 대학 경기교류 과정에서 기능주의적 합리성을 바탕으로 한 자유경쟁과 스피드와 기동성을 강조한 소비 형태를 추구하여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한, 이 새로운 경기방식은 다양한 민족이 모여 하나의 국가를 형성하고 발전시켜 가는 상징물로 신체활동을 통해 의사소통이 가능한 스포츠로 부각되었다.  

　미국인들은 상대를 넘어뜨리고 내려치고 밀어 넘어뜨리는 것에 박수를 보냈다. 규칙을 교묘하게 피해 승부를 겨루는 이들을 보는 대학 스포츠의 성격에 팬들은 환호했다. 블로킹, 점수내기, 잡기 등이 나올 때 마다 미국팬들은 열광하였다. 선수들은 경기규칙 범위 안에서 어떠한 방법을 사용하든 상관없이 계속해서 터치다운을 해 점수를 따내려 했다.  

　현재 미식축구의 꽃은 '슈퍼볼(Super Bowl)'이다. 미국 스포츠산업의 모든 것이 집약된 단일경기이자,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는 단일경기종목이다.  

　미국스포츠의 공통점은 '코치'의 역할이 눈부시다는 점이다. 영국의 전통스포츠는 코치의 역할을 '팀의 주장(team captain)'으로 제한적이지만, 미국스포츠들은 코치가 게임에 대해 아는 것이 많으면 팀이 많은 승리를 이끌 수 있다고 보고 훌륭한 리더로서 코치를 요구하고 있다. 

초기 미국스포츠의 코치는 대학팀이 주류를 이루었기 때문에 대학원생들이 무보수로 맡았었다. 그러나 점차 전문코치가 채용되어 현재는 대학 미식축구 코치가 대학교수 연봉의 100배를 받는 이들도 있다. 이것은 미국인들의 미식축구에 대한 열광은 신대륙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리더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리더를 따라 움직이는 미국식 문화 국가주의(Americanism)가 미국 스포츠에 적용되었다는 사실을 이해하면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미식축구에 미국인들의 집단적 진보, 외교, 군사적인 전통이 담겨 있다. 

최근 특목고를 중심으로 고교생들이 대학입시 스펙을 쌓기 위해 플래그풋볼(미식축구를 변형시킨 뉴스포츠)와 미식축구를 선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