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의회 임시청사. /중부매일DB
청주시의회 임시청사. /중부매일DB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이 없다. 청주시의회를 빗댄 속담인지도 모르겠다. 청주시의회에 부는 바람의 발단은 지난해 청주시 본관철거를 놓고 벌인 여야 간 분란이다. 분란을 그저 집안싸움으로 치부하기에는 풀뿌리 민주주의에 치명상이 된다는 점에서 시민의 비난이 일고 있다.

본관동 철거 여부로 촉발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분란이 보궐선거 종료와 민주당 의원들의 의회 복귀 등으로 다소 진정 기미가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민주당 소속의 한 의원이 민주 당론을 어기면서 민주당 내분과 여야 간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민주당 임정수 의원이 본관철거 반대의 당론을 무시한 채 철거에 찬성표를 던졌다. 임 의원은 민주당 의원 전원으로부터 '의원총회 결정 위반, 위원총회 불참' 등의 이유로 징계 청원을 당했다.

국민의힘은 찬성에 대한 감사(?) 표시로 임 의원에게 운영위원장직을 몰아줬다. 운영위원장직은 민주당 변은영 의원이 본관동 철거에 반발해 반납한 데다 상반기 동안 민주당 의원의 지분이다. 민주당 의원이 위원장직을 애초 약속대로 맡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이 반길 일은 절대 아니다. 국민의힘이 세력 확장을 위해 조작한 꼼수인 데다 민주당 내분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공석인 도시건설위원장에 이영신 의원을 추천했지만, 국민의힘이 김영근 의원을 추천해 여야 간 갈등을 빚었다. 설상가상 김영근 의원은 위원장직을 일언지하에 거부했다. 그가 후반기 의장직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일면서 민주당 내 갈등도 심화하고 있다. 후반기 의장은 더불어민주당 몫이어서 몇몇 의원들이 의장직을 노리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런 내분 속에 국민의힘은 도시건설위원장을 쪽수로 밀어붙여 자당 소속 위원으로 선출할 움직임을 보인다. 이는 애초 전반기 상임위 위원장 구성을 민주당 4석, 국민의힘 3석으로 배분하기로 한 약속 파기여서 민주당 반발이 예상된다.

여기에다 애초 도시건설위원장이었던 이영신 의원은 위원장직을 눈 뜨고 빼앗긴 셈인 데다 상임위(재정경제위)까지 옮기게 되자, 국민의힘의 쪽수 주도권에 불편을 감수해야만 하는 민주당 의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청주시의회는 의원들의, 특히 쪽수 많은 정당의 전유물이 아니다. 시민의 대표(代表)이지 대표(大表)가 아니다. 의원 자신이나 소속당이 아닌 시민과 청주시를 위해 사유하고 행동해야 한다. 그러하지 않아 지방자치제의 근착(根着)를 막고 있다. 그 책임은 지방의회 의원들에 있다. 사방에서 당신들을 감시하고 있음을 의원들은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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