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 "공론화 부족·시급성 의문"… 청남대·청사 리모델링 비용 칼질

지난 19일 개회한 충북도의회 제408회 임시회 1차 본회의. / 충북도의회
지난 19일 개회한 충북도의회 제408회 임시회 1차 본회의. / 충북도의회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김영환 충북도지사의 역점사업들이 줄줄이 차질을 빚게 될 위기에 처했다. 충북도의회 상임위원회에서 관련 추경 예산들을 대거 삭감했기 때문이다.

충북도의회 4개 상임위는 지난 20∼21일 각 회의를 열고 충북도가 제출한 2023년도 1회 추가경정예산안 증액분 3천431억원 중 34개 사업 67억5천만원을 삭감해 예산결산위원회로 넘겼다. 이번 추경예산의 1.9%다. 도의원들은 김 지사의 핵심사업들에 대해 도민들에게 꼭 필요한지, 당장 시급하게 추진해야 하는지, 의견수렴을 충분히 했는지 등을 집중추궁하며 제동을 걸었다.

김 지사가 취임후 많은 공을 들여온 옛 대통령별장인 청남대 활성화와 도청청사 리모델링 예산이 무더기로 칼질을 당했다. 청남대 본관 리모델링 예산 4억8천만원과 청남대 대통령기념관 별관 리모델링 5억원, 청남대 웨딩박람회 1천만원이 전액 삭감됐고 청남대 집기류와 교육용품 구입 예산도 반토막이 났다.

도청 청사 리모델링과 관련, 본관 정원 잔디광장 조성 2억원, 동관 승강기 설치 5억원, 도청 직장어린이집 설치 5억8천만원이 전액 가위질돼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도청사 하늘정원 2단계 조성사업은 8억5천만원 중 절반만 통과됐고 도청사 태양광 이전 설치 예산 8천만원도 절반만 통과됐다. 청사 문화예술 공간·행사 지원 6천만원 역시 예비심사 문턱을 넘지 못했다.

김 지사가 역점 추진중인 인구정책 사업으로 임신부들에게 '못난이김치'를 지원하는 사업 예산 2억원, 전국 임신부들을 청남대로 초대하는 제1회 태교축제 예산 1억원도 모두 전액 삭감됐다. 이외에 김 지사의 공약으로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실현을 위한 조령산 자연휴양림 트리하우스 조성 9억원, 충북형 도시농부 한마당행사 5천만원도 전액 삭감돼 무산위기에 처했다. 못난이 농산물 사업 예산 3천440만원도 밀렸다.

충북도의회 정책복지위원회에서 지난 21일 충북도가 추경으로 제출한 임신부 못난이김치 지원사업 예산을 심사하고 있다. / 김미정
충북도의회 정책복지위원회에서 지난 21일 충북도가 추경으로 제출한 임신부 못난이김치 지원사업 예산을 심사하고 있다. / 김미정

도의원들은 이들 사업들의 필요성과 취지, 효과성, 예산규모의 적정성 등을 문제삼았다.연충북도청 직장어린이집 설치와 관련해 이옥규(국민의힘, 청주5) 의원은 "20년간 직장어린이집 설치를 미뤄왔던 충북도청이 의회청사와 함께 어린이집 신축을 1년6개월 앞두고 급박하게 시설도 좋지 않은 도청 관사 1층에 어린이집을 설치하려 하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난했다. 도청 직장어린이집 설치 사업은 도청 인근 관사를 리모델링해 오는 7월부터 민간 위탁하는 방안으로, 내년 12월 준공 예정인 도의회 신청사에 직장어린이집이 설치되는데 예산낭비라는 지적이다.

도청 하늘공원 2단계 조성과 관련, 이태훈 의원(국민의힘, 괴산)은 "정밀구조안전진단 용역 결과, 2017년 4월 안전진단 C등급을 받았던 청사 동관이 안전보강공사 없이 2022년 11월 B등급으로 변경됐다"며 "도청사 하늘정원 조성이 긴급하게 추진되기보다 정밀한 안전진단을 거쳐 추진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도청사 태양광 설비 이전 설치 관련, 오영탁 의원(더불어민주당, 단양)은 "연간 300만원 절감을 위해 8천만원의 이전설치비를 지출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안지윤 도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도 "임신부 못난이김치 지원사업은 임신부들의 의견수렴이 충분히 이뤄졌는지 의문"이라며 "'못난이'라는 네이밍문제가 아니라 인구정책사업으로 나온 점이 아쉽다"고 질타했다.

예비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김 지사의 핵심사업 예산들이 오는 26일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에서 되살아날지 미지수다.

도는 26일 예결위를 앞두고 삭감된 예산을 살리기 위해 도의원들 설득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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