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34회 충북도지사기차지 역전마라톤 관련 자료사진. /중부매일DB
제34회 충북도지사기차지 역전마라톤 관련 자료사진. /중부매일DB

스포츠 불모지 충북이 전국 최강을 자랑하는 종목이 바로 마라톤이다. 충북은 오래전부터 마라톤 강도로 굳건한 위치를 지키고 있다. 충북 마라톤은 전국 광역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열리는 '경부역전마라톤대회'에서 통산 20회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충북 건각들은 1961년부터 3연패, 1998년부터 7연패, 이어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0연패를 기록하며 우리나라 육상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이밖에 전국대회 육상 중·장거리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충북을 알리는 '첨병(尖兵)'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충북 건각들의 역사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충북이 이처럼 마라톤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중부매일이 해마다 주최하는 도지사기 차지 충북 시·군 대항 역전마라톤대회를 통해 우수 선수들이 많이 발굴됐기 때문이다. 지난 1990년 시작된 도지사기 차지 역전마라톤대회는 충북 중장거리 산실이다. 도내 시·군 대항으로 어느 한 지역만이 아닌 도내 전역에서 우수한 선수들을 선발할 수 있다. 특히 학생부를 통한 육상 인재를 조기에 발굴하는 역할을 담당해 왔다. 여기에 충북육상경기연맹 노력도 높은 평가는 받는다. 오랜 경험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는 타 시·도에서 따라 올 수 없다. 충북이 경부역전마라톤에서 독보적인 성적을 거두다 보니 충북을 견제하기 위해 경기 방식을 바뀌기도 했지만 충북육상경기연맹이 보여준 전략으로 이룬 대회 10연패가 이를 잘 증명하고 있다.

충북의 건각들이 올해 충북도내 곳곳을 누빈다. 제34회 도지사기 역전마라톤대회가 25일 출발해 27일까지 열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난 2년간 육상 경기장 트랙에서 치러지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올해 다시 영동~옥천~보은~청주~진천~증평~괴산~음성~충주~제천~단양까지 197.5㎞를 달리며 코로나로 어려웠던 도민에게 힘을 북돋운다. 마라톤은 단순히 스포츠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는 종목이다. 기원전 490년 제2차 페르시아 전쟁이 일어났을 때 소수의 병력으로 페르시아 대군을 섬멸시킨 아테네군의 한 병사가 승전의 낭보를 고국에 전하기 위해 마라톤에서 아테네까지 단숨에 달려가 승전소식을 전하고 쓰러져 숨진 데서부터 유래하고 있다.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한 병사의 숭고한 정신을 물론 굳센 체력과 정신력을 바탕으로 모든 스포츠의 꽃이다. 그래서 세계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 대미를 장식한다. 야구, 축구 등 일부 종목을 제외하고 스포츠에 관한 관심이 낮아지고 있다. 그러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충북 건각들의 달리기는 멈추지 않는다. 도로를 달리는 충북 건각들을 볼 때 많은 박수와 관심을 보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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