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SK하이닉스 청주 제3공장 입구 / 중부매일 DB
SK하이닉스 청주 제3공장 입구 / 중부매일 DB

글로벌 반도체 시장 불황 장기화로 청주시 재정에 비상이 걸렸다.청주는 삼성, 인텔에 이어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 3위를 차지하는 SK하이닉스가 둥지를 틀면서 세계적인 반도체 도시로 도약했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부진과 가격 하락으로 지난해 4분기 1조8천984억 원의 영업 손실에 이어 올해 1분기도 매출 5조881억 원, 영업 손실 3조4천23억 원으로 2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8.1% 감소했고 영업 손실률은 24.7%에서 67%로 확대됐다.

문제는 SK하이닉스 영업 적자로 청주시의 내년 지방 소득세 수입이 줄어 긴축 재정이 불가피하는 것이다.SK하이닉스가 청주시 지방 소득세 수입에서 분담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청주시에 따르면 지방 소득세 총 수입은 2020년 833억 원, 2021년 1천144억 원, 2022년 2천281억 원이다. 이중 SK하이닉스가 낸 지방 소득세는 2020년 180억 원, 2021년 266억 원, 2022년 883억 원으로 각각 21.6%, 23.3%, 38.7%를 차지했다.

올해는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 흑자로 600억 원의 지방소득세가 예상되지만 내년은 영업 손실 누적 등 으로 지방세 납부액이 올해보다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이차전지 시장이 호황이지만 청주 오창에 소재한 세계 1위 전기차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은 SK하이닉스보다 체급이 낮아 지방 소득세 감소분을 감안한 보수적인 예산 편성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청주시에 납부한 지방 소득세는 116억 원으로 SK하이닉스 883억 원의 13.2%에 불과하다.

중앙정부와 달리 청주시는 기업 경영 악화로 지방 소득세가 줄어도 긴축 예산 편성과 경기 회복 기대외에 세수 부족분을 메울 마땅한 자구책을 세울 수 없어 고민에 빠졌다.청주시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인 삼성전자도 올 2분기 영업 적자가 예상되는 등 반도체 시장 불황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이 나와 걱정"이라며 "SK하이닉스 실적을 주시하며 내년 예산을 편성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SK하이닉스 영업 적자는 청주시 재정 악화에 그치지 않고 공장 주변 상권 침체로 번졌다.SK가 경영 악화로 청주 테크로폴리스 산업단지 내에서 추진 중인 신규 반도체 생산 공장 M15X 공사를 잠정 중단하면서 주변 상권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공사 현장 근로자가 떠나면서 식당 매출이 70% 이상 줄었다고 아우성이다.

자치단체가 대기업 유치에 사활을 건 이유는 고용 창출과 인구 유입, 주변 상권 활성화, 지방소득세 수입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청주시는 공장 주변 상권 피해 최소화 대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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