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눈] 최원영 책 읽는 청주 추진위원장·전 세광고 교장

'책 읽는 청주'는 문화도시, 청주의 품격을 고양하는 독서 공동체 운동이다. 2006년부터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17년 동안 청주 시민의 사랑을 받으면서 독서 인구의 저변을 넓히고, 독서문화의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해 왔다. 1998년 미국 시애틀 공공도서관의 독서운동을 성공모델로 삼아 진행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우리 지역 청주 뿐 아니라 타 지역의 도시들도 참가하고 있다. '한 책, 한 도시'(One Book One City)라는 슬로건을 표방하면서 다양한 계층의 지역주민이 함께 독서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점에서 사회공동체 운동이기도 하다. 독서 전문가들은 '책 읽는 청주'의 독서 프로그램이 다양성과 시민 참여도 면에서 가장 우수한 도시에 속한다고 평가한다.

2023년, '책 읽는 청주' 도서는 시민들의 추천과 전문가들의 심의를 통해 일반 분야에서 '아버지의 해방일지', 청소년 분야에서 '순례주택', 아동분야에서는 '오늘부터 배프! 베프!' 등, 3권을 선정하였다. 시민들의 추천을 5배수로 압축해서 심의하고, 다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쳤다. 시민들의 참여도와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였다.

정지아 작가의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해방 이후 분단국가에 남아있는 이념갈등과 진영대립을 '아버지의 장례식'이라는 소재를 통해 화해와 연대의 메시지를 제시한 점에서 의미 있는 작품이다. 무거운 주제를 작가 특유의 유머와 위트를 통해 따뜻한 공감의 장을 마련한 점에서 인상적이었다. 청소년 분야의 선정도서, 유순실 작가의 '순례주택'은 한 공간에 살고 있는 다양한 캐릭터의 인간들을 통해 진정한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 반추해보는 작품이다. 우리 삶의 순례 길에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고, 배려와 존중이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라는 것을 흥미 있는 스토리 구성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아동 분야 도서로 선정된 지안 작가의 '오늘부터 배프! 베프!'는 어린 동심의 친구들이 서로 함께하는 삶의 소중함을 사랑스럽게 그린 작품으로, 아동 복지 차원에서 성인들도 함께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다.

세대 별로 선정된 도서라 특별히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세 작품 모두를 관통하는 주제는 '소통과 공감'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만큼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정신이 '연대와 통합' 이라는 의미라고 판단된다.

올해 '책 읽는 청주' 선포식은 4월 15일 독서대전 행사와 연계해서 진행되었는데, 각계의 지도층 인사들이 참여해서 각 세대의 시민들에게 선정도서를 수여하고, 시민들의 독서 열기를 고무하기 위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코로나로 위축되었던 독서공동체 운동이 일상회복과 더불어 다시 활기를 띠고 있어 다행스럽다. 행사를 주관하고 있는 청주 시립도서관은 '책청 멤버스'라는 제도를 도입하여 가입자에게는 선정도서를 배부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도서를 읽고 함께 토론하는 '북 토크', '선정도서저자와의 대화' 등의 행사는 시민들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특별히 역점사업으로 진행될 '공감토크'는 학교와 지역사회는 물론 교도소와 장애인 단체 등, 우리 사회의 소외계층을 찾아가는 프로그램이어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원영 '책 읽는 청주' 추진위원장·전 세광고 교장
최원영 책 읽는 청주 추진위원장·전 세광고 교장

에머슨이 "같은 책을 읽는 것은 서로를 이어주는 끈이다." 라고 말한 것처럼, 책을 통해 시민의 연대와 통합을 꾀하는 운동이 '책 읽는 청주'가 지향하는 목적이다. 2023년 선정된 세 작품들을 통해 우리 시민들이 '서로(書路) 함께' 하며, 문화도시 청주의 위상을 높여가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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