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태조사·대피훈련 지침 미준수… 사고 당일 관리자 부재 의혹도

단양 고수동굴 운영 실태가 엉망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지난달 28일 고수동굴을 찾은 관람객 모습.
단양 고수동굴 운영 실태가 엉망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지난달 28일 고수동굴을 찾은 관람객 모습.

〔중부매일 정봉길 기자〕고수동굴 운영 실태가 엉망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관람객이 동굴에 갇히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30일 제보자 등에 따르면 천연동굴 관리지침에서 동굴 관리자는 연 4회 이상 안전 대피 훈련을 시행해야 한다.

하지만 고수동굴은 1회도 실시하지 않았다.

또 5년마다 실태조사를 해야 한다. 그러나 고수동굴의 마지막 실태조사는 2008년이다.

동굴 '안전진단'도 받지 않았다는 의혹도 나왔다.

동굴 관리자는 전문가를 위촉해 5년마다 동굴의 안전진단을 시행해야 한다. 하지만 고수동굴은 2017년을 마지막으로 실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단양군청에 민원이 접수됐지만, 8개월이 지난 지금도 고수동굴 운영업체는 그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고수동굴이 개인 소유이기 때문에 특별한 처벌 기준이 없다. 행정지도만 할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앞서 고수동굴에 관람객이 갇히는 일까지 벌어졌다.

관람객 2명은 지난달 25일 오후 5시 59분 께 고수동굴을 관람하던 중 직원이 일찍 문을 닫아 동굴에 갇혔다.

비록 30분만에 구출됐지만, 이들은 저체온증과 심신불안 증세를 보여 제천시의 한 병원으로 이송되기까지 했다.

이 같은 사고가 또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지난해 9월 외부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와 비슷하게 관람객이 갇힌 사고가 있었다는 것.

제보자 A씨는 "지난해 9월 고수동굴에 부임한 관리자는 동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것 같다. 관람객이 갇힌 지난 25일 출근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고수동굴 운영업체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일어난 예견된 인재다. 고수동굴의 안전과 문화재 보호를 위해서라도 진상규명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의혹에 대해 고수동굴 측은 대부분 인정했다.

고수동굴 관계자는 "동굴 안전진단 및 실태조사를 하기 위해 현재 동굴협회와 협의 중에 있다"고 답했다.

관람객이 갇힌 사고에 대해서는 "동굴 관람 소요 시간은 대략 40~50분 정도다. 동굴에 갇친 관람객은 4시 30분에 들어왔고, 그 이후 또다른 관람객이 5시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마직막으로 들어온 관램객이 퇴장하자 직원이 모르고 문을 걸었다. 업무 운영을 보강해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수동굴은 단양읍 고수리에 위치한 천연동굴이다. 1976년 9월 24일 천연기념물 제256호에 지정됐다. 약 4억 5천만년 동안 생성되고 온 석회암 자연동굴로서 현재 개방된 길이는 1.7 k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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