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포천 도로변 287그루 뿌리째 뽑고 복자기 심어
군 "의견 수렴해 결정"… 주민 "꽃나무 사라져 아쉬워"

단양의 매포천 도로변에 있던 매화나무 287그루가 모두 뽑혀 나간 자리에 지난 30일 단풍나무의 일종인 복자기가 심어져 있다 ./정봉길
단양의 매포천 도로변에 있던 매화나무 287그루가 모두 뽑혀 나간 자리에 지난 30일 단풍나무의 일종인 복자기가 심어져 있다 ./정봉길

〔중부매일 정봉길 기자〕하얀 꽃망울을 터뜨리며 단양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선사하는 매화나무.

이 나무 수백그루가 송두리째 뽑혀 빈축을 사고 있다.

단양군에 따르면 매화나무는 지난 1998년 매포읍이 새마을지도자, 주민자치위원회와 공동 식재했다.

수령은 30년 안팎에 이른다.

한때 매포읍 단체들은 이들 나무에서 수확한 매실을 판매, 그 수익금을 불우이웃 돕기에 사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군은 최근 진행된 매포천변 가로수 정비사업 과정에서 도로변에 심겨 있던 매화나무 287그루를 모두 뽑아냈다.

성신양회 단양공장 후문에서 도담삼봉 입구까지 1.4㎞ 도로 구간 한쪽에 늘어선 매화나무를 모두 뽑아내고, 단풍나무의 일종인 복자기 218그루를 심었다.

이 사업에는 총 6천900만원의 사업비를 투입했다.

수형 관리가 제대로 안 돼 미관상 좋지 않은 데다 매실 수확도 줄어들었다는 점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법 수령이 오래돼 보존 가치가 높은 매화나무를 한꺼번에 제거한 단양군의 처사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주민 A씨는 "매년 봄이면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는 멀쩡한 나무를 모두 뽑아내니 의아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군이 여러 사정을 고려했겠지만, 주민들은 별다른 말을 못 들었다. 관광 단양의 관문 역할을 하던 꽃나무가 없어져 아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꽃이 잘 피지 않고, 가지치기 등 관리가 어려워 흉물로 전락했다"며 "수종 교체를 바라는 지역 여론을 감안, 주민 의견 수렴과 가로수 선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복자기로 대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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