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북도청사 전경 /중부매일DB
충북도청사 전경 /중부매일DB

충북도 대변인의 고향 사랑이 남다르다. 지난해 9월 충북 도정 사상 첫 개방형 대변인으로 발탁된 그는 취임 직후 고향인 제천 지역 6개 언론 매체에 광고비를 지원했다. 주간지 2곳과 인터넷 신문 4곳에 대변인실 예산으로 광고비 700만원을 배정했다.

충북도가 시·군 인터넷 매체에 광고비를 집행한 것은 이례적이다. 광고는 '바다 없는 충북 지원 특별법 제정 촉구'라는 제목으로 포장했지만 대변인 개인을 홍보하는 대가성 광고라는 의혹이 일었다. 이들 매체는 이를 증명하듯 9월 한 달간 '제천 출신  전 도의원, 민선8기 충북도 대변인 발탁', '충북도 대변인, 도의회 데뷔 성공' 등 도정이 아닌 대변인 개인 홍보 기사를 일제히 내보냈다. 기사 내용도 "도의원 시절 4년 연속 우수 의정 대상 수상 등 특유의 성실성을 바탕으로 모범적인 의정 활동을 펼쳐왔다", "국회 등 지방과 중앙을 아우르는 풍부한 의정 경험을 쌓아 왔다" 등 칭찬 일색이었다.

대변인은 김영환 도지사의 제천 산불 중 술자리 참석 논란으로 떠들썩했던 지난 4월에도 제천 지역 주간지와 인터넷 매체에 대변인실 예산으로 광고비를 또다시 집행해 '도민 혈세를 자기 정치에 이용했다'는 비난을 샀다.

충북도의 '2023년 4월 제천 지역 언론사 광고 지급 현황'에 따르면 주간지 2곳, 인터넷신문 4곳에 1천155만원의 광고비가 집행됐다. 광고 단가는 지난해보다 1.5배 가량 늘었다. 주간지 1곳에는 한 달간 광고비를 2회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2014~2017년 제천 도의원을 지냈고 2018년 제천 시장 출마를 선언했다가 중도에 포기했다. 일각에선 제천 산불 당시 김 지사의 충주 술자리 참석 논란으로 악화한 제천 민심을 달래기 위해 대변인이 고향에 광고비를 몰아줬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4월 한 달 도내 11개 시·군 언론사 집행 광고비에서 제천이 30%대를 차지했다.

대변인은 "제천 언론 매체수가 충주보다 많아 오히려 광고비가 적게 집행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4월엔 추경 통과를 예상해 광고비를 늘려 집행했다"고 해명했다.

대변인은 잇단 자기 정치 의혹에도 지난달 25일 친일파 발언, 제천 산불 술자리 참석 등 잇단 구설 논란으로 김 지사 정무라인 8명 중 5명을 교체하는 명단에서 빠졌다. 도청 안팎에서는 도정 분위기 쇄신을 위해서는 참모진 부분 교체가 아닌 전면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충북도의회 더불어민주당은 자진 사퇴하라며 압박하고 있다.

대변인은 충북도의 얼굴이다. 제천시 대변인이 아니다.  대변인이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자기 행동에 책임지는 정치인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키워드

#사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