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심한 선수 배려… 청주시 4연패 비결

이상헌 선수 트레이너 사진
이상헌 선수 트레이너 사진

[중부매일 이성현 기자] 당연한 우승인 줄 알았다. 타 시도를 압도하는 두터운 선수층은 청주시의 대회우승을 기정사실로 여겨지기 충분했다. 그러나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유지한 비결은 따로 있었다. 선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꼼꼼한 지원과 배려가 대회 4연패의 원동력이었다.

4년 만에 열린 '제34회 충북도지사기차지 시·군대항 역전마라톤대회 도로경기'를 앞두고 청주시체육회는 비밀병기를 준비했다. 그 주인공은 청주시청 직장운동경기부 재활훈련실에서 근무하는 이상헌 트레이너다. 스포츠의학을 전공한 그는 생활체육지도자, 스포츠테이핑, 스포츠마사지, 카이로운동사, 건강운동관리사 자격증 등을 취득한 전문가다.

이 트레이너는 "역전마라톤 대회를 앞두고 시체육회에서 선수들의 컨디션을 책임져 달라는 부탁을 받았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자는 생각에 대회에 참가하게 됐다"며 "2박 3일간 선수들이 매일 경기하는 만큼, 그에 맞는 회복프로그램을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회 기간 동안 다양한 방법으로 청주시 선수들의 근육 피로도를 낮췄다.

먼저 경기 종료 후 빠른 아이싱 및 스트레칭을 하도록 했다. 체내 피로물질의 생성을 억제하고 미세하게 손상된 곳에서 나오는 염증반응의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또 섭취하는 음식물을 조절하고, '마우스 린스(Mouth Rinse)'를 이용해 운동 수행능력을 증진시켰다. 그리고 경기를 마친 후 숙소에서 선수들을 직접 마사지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했다.

이 트레이너는 "경기가 끝나면 숙소에서 '회복 마사지방'을 운영했다"며 "선수들이 원하는 시간에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는데, 많은 선수들이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됐다고 말해줘 뿌듯했다"고 말했다.

제34회 충북도지사기차지 시·군대항 역전마라톤대회에서 청주시 육상선수들이 숙소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근육을 풀어주고 있다. /청주시
제34회 충북도지사기차지 시·군대항 역전마라톤대회에서 청주시 육상선수들이 숙소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근육을 풀어주고 있다. /청주시

선수 맞춤형으로 진행된 숙소 마사지는 매일 늦은 밤까지 진행됐다. 이 트레이너의 이러한 희생은 전문 마사지를 처음 받아본 학생부 선수들은 물론, 청주시청 등 실업팀 선수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었다.

이 트레이너는 "첫날 2위 옥천에 추격당하며 역전 당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제게 관리 받은 선수들이 첫날보다 좋은 경기를 하고 움직임이 편해졌다고 말해줘서 보람찼다"고 했다.

이 트레이너의 세심한 관리로 청주시 선수들의 기록은 대회가 진행될수록 향상됐다. 첫날 부진했던 선수들도 둘째 날 좋은 성적을 내면서, 타 시군과의 격차를 벌였다. 결국 청주시는 이번 대회에서 11시간 53분 31초의 기록으로 대회 4연패에 성공했다.

이 트레이너는 "이번 대회를 함께 참여하면서 김진균 청주시체육회장님을 중심으로 충북 육상 발전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몸으로 느꼈다"며 "현장에서 선수들을 위해 헌신한 김대진 시체육회 팀장, 이윤섭 대성중학교 감독, 홍인표 청주시청 육상팀 감독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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