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밀반입 원천 차단" 글로벌 무역시스템 구축 협력 강화

편집자

국제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국내 물가인상, 불안정한 외환시장 등 그 무엇 하나 녹록한 지표가 없는 상황에서 글로벌 경제는 다자간, 혹은 이해 당사국간 이해득실에 따른 셈법이 빨라지고 있다. 무역수지 적자폭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높아만 가는 신보호무역주의로 세계 교역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여기에 국경을 초월한 마약밀수 및 단속 공조체제가 절실한 시점에 우리나라 관세청이 세계무역질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 커스텀스 위크(Korea Customs Week 2023)’를 주도한 윤태식 관세청장의 광폭행보의 의미와 성과를 살펴봤다.

 

전 세계 56개국 관세청장들이 참석한 코리아 커스텀스 위크(Korea Customs Week 2023)에서 한-미 양자회담 모습. /관세청
전 세계 56개국 관세청장들이 참석한 코리아 커스텀스 위크(Korea Customs Week 2023)에서 한-미 양자회담 모습. /관세청

〔중부매일 장중식 기자〕전 세계 56개국 관세청장들이 참석한 코리아 커스텀스 위크(Korea Customs Week 2023)에서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글로벌 무역 시스템 구축을 위해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윤태식 관세청장은 지난달 2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행사에서 56개 관세당국은 자유로운 무역 촉진, 불법·불공정한 무역 근절을 위해 관세당국 간 협력과 관세행정의 디지털화가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윤 청장은 서울선언문 채택과 관련, "이번 선언은 전 세계 무역이 촉진되기 위해 관세당국 간 협력과 연대가 중요하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며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글로벌 무역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6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6개 분야는 ▷통관시스템 개선·세관 행정절차 간소화·비관세장벽 완화 등을 통한 무역원활화 ▷관세행정의 디지털화 ▷세관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기술 지원 및 능력배양 ▷관세당국 간 정보 교환 촉진 등이다.

이 같은 방안은 원산지 증명, 품목 분류, 통관 지연 등에서 비관세장벽이 많다는 인식 때문이다.

윤 청장은 이번 회의를 통해 비관세장벽을 어떻게 해소할 것이냐는 구체적인 논의보다 큰 원칙 방향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내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마약 밀수·유통단속 공동대응 합의

코리아 커스텀스 위크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18개국 관세당국이 참여하는 마약밀수 공동 대응 선언문도 발표했다.

윤 청장은 "관세청이 지난해 적발한 마약 중 건수 기준으로 76%, 중량 기준으로 87%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부터 반입됐다는 점에서 이번 아태지역 공동대응 선언문은 마약의 국내 밀반입을 원천 차단하는 데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며 "태국 및 말레이시아와는 올해 중 마약밀수 합동단속 실시를 하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가 주목되는 것은 미국·일본·러시아 등 78개국 관세당국 대표가 참여한 가운데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한 부분이다.

주요 강대국 가운제 미국은 참석국 중 역대 최대 규모의 대표단을 파견한 반면, 중국은 참석하지 않았다.

◇한국과 교류 1대1 양자회담도 성사

관세청은 이번 행사가 공동선언문에서 끝나지 않고, 한국과 경제교류를 하는 각국의 관세당국과 양자회담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지난달 26일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 커스텀스 위크 2023' 행사에서 발언하는 윤태식 관세청장. /관세청
지난달 26일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 커스텀스 위크 2023' 행사에서 발언하는 윤태식 관세청장. /관세청

미국과는 대미 수출 시 적용되는 철강 쿼터와 관련해 철강수출승인서 전자교환 시스템(eCERT) 구축을 이끌어 냈다. 그간 우리나라가 아닌 제3국에서 수출한 철강이 한국 원산지로 분류돼 한국 관세당국과 미국 관세당국이 파악한 철강 쿼터 물량이 다른 통계적 불일치 문제가 있었다. 이를 eCERT를 통해 한국의 수출 철강 승인서와 미국의 수입통관결과를 전자적으로 교환하는 방식으로 해결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윤 청장은 "그간 여러 나라가 모여 관세당국이 직면한 공통 이슈를 논의할 장이 없었는데, 코리아 커스텀스 위크가 유용한 플랫폼을 제공했다"며 "내년에도 개최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덕수 총리 등 국제고위급 인사 참석

이날 개막식에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참석할 정도로 비중이 높았다.

오후에 열린 KCW 2023 개회식에는 한 총리 외 존 베섹(John BESCEC) 국제상공회의소 관세무역위원회 의장, 필립 아이슬러(Philippe ISLER) 세계무역원활화연맹 사무국장, 데이비드 위도슨(David WIDDOWSON) 국제관세대학네트워크 회장, 갠볼드 바산자브(Ganbold BAASANJAV) 국제연합(UN)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 동북아사무소장, 진기주 관세청 홍보대사 등 국내외 주요인사, 78개 관세당국 대표단, 19개국 대사 등 약 300명이 참석한 정도로 규모가 큰 국제행사였다.

총리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는 자체만으로 이날 행사가 갖는 비중이 컸다는 의미다.

한덕수 총리는 축사를 통해 "최근 급변하는 국제경제 환경을 감안할 때, 이 자리에 모이신 관세 당국의 역할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라며 "'무역 원활화'와 '불법물품 차단'이라는 과제는 국가 경제 활성화와 안전한 사회 조성을 위해 전 세계 관세 당국이 직면한 공통의 도전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선진화된 무역 및 통관제도는 한국이 무역 강국으로 발돋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라며 "이 행사가 무역환경의 변화에 공동대응하고, 세계경제 교역활성화를 위해 각국의 경험과 시스템을 공유하고, 관세시스템을 선진화하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한 총리는 특히 "전 세계 직면하는 다양한 글로벌 이슈를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제적 협력과 정보공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며 "다양한 의견과 경험이 활발히 공유됨으로써 글로벌 교역이 활성화되고 보다 안전한 글로벌 사회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한국은 물론, 세계 주요 국가에서 날로 높아가는 무역장벽에 글로벌 경제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고 통상외교 채널을 통해 출구를 찾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윤태식 관세청장 프로필

전 세계 56개국 관세청장들이 참석한 코리아 커스텀스 위크(Korea Customs Week 2023) 행사 주최국으로 주도적인 회의 진행으로 '서울선언문 채택'을 이끌어 낸 윤태식 관세청장<사진).

윤 청장은 이번 행사에 대해 “글로벌 경제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기 위해서는 국가간 공조가 중요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1대1 양자회담을 통해 보다 구체적인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 또한 당면과제”라며“이번 행사를 통해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글로벌 무역 시스템 구축을 위해 국가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윤 청장은 “56개 관세당국은 자유로운 무역 촉진, 불법·불공정한 무역 근절을 위해 관세당국 간 협력과 관세행정의 디지털화가 필수적이라는 점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윤 청장은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는 마역류 국제유통을 차단하기 위해 동남아 국가들을 주축으로 공동감시 및 정보공유를 한다는 내용을 담은 합의문을 이끌어내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윤태식 관세청장
윤태식 관세청장


□ 주요학력

▷충북 영동고등학교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美 일리노이주립대 경영학(석사), MBA


□ 주요경력
▷행정고시 36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국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 국제기구과장
▷기획재정부 대외경제국 통상정책과장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 경제금융비서관 행정관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국 외화자금과장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국 국제금융과장
▷美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
▷기획재정부 다자개발은행 연차총회준비기획단장
▷기획재정부 개발금융국장(직무대리)
▷기획재정부 대변인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 /정책조정국장 /국제경제관리관
▷기획재정부 세제실장
▷관세청장 (2022.5.13~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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