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회, 충북지사에 항의… 종목 배정 제외 U대회 패싱 반발

김영환 충북지사를 사전에 만난 김창규 제천시장이 16일 시청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는 체육인들에게 김 지사의 의견을 전하고 있는 장면. /정봉길
김영환 충북지사를 사전에 만난 김창규 제천시장이 16일 시청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는 체육인들에게 김 지사의 의견을 전하고 있는 장면. /정봉길

 

〔중부매일 정봉길 기자〕김영환 충북지사가 도정보고회를 위해 제천을 방문하자 제천지역 체육인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제천단양위원회(위원장 이경용) 또한 김 지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제천시 체육회 및 회원 500여명은 16일 제천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청주시에 배정한 체조경기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제천시는 체조 도시라고 불리울만큼, 체조대회를 가장 많이 유치하고 있다. 대한체조협회도 대회 규정상 훈련장이 밀접하게 위치한 제천시에 체조경기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데 왜 제천시가 아닌 청주시에 체조경기가 유치되었는지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들은 또 "충청권 4개 시도가 공동 유치한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에 충북은 청주, 충주, 증평 3개 시군에서 9개 종목이 개최됐지만, 체조와 배구 등 일부 종목 유치를 기대했던 제천시에는 단 하나의 종목도 배정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근 충주시는 배드민턴, 조정, 유도, 태권도 경기가 유치돼 경기장 개보수와 체육시설이 건립된다"고 반발했다.

안성국 제천시체육회장은 "대회 유치를 함께 염원하며 정성과 열의를 쏟은 제천시를 이토록 무시하는 행태에 실망을 금할 수가 없다" 면서 "이것이 김영환 도지사가 말하는 지역 상생과 균형발전이라는 도정이냐"고 비판했다.

현재 제천체육관은 준공된 지 30년 가까이 돼 노후화 등으로 각종 스포츠대회 유치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민주당 제천시의원들(위원장 이경용)도 기자회견을 열고 '친일 발언'에 대해 사과를 촉구했다.

이경용 지역위원장은 "제천시민은 충북지사가 자신이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의병의 후손을 자처하는 시민을 보듬는 일정을 기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대했던 순국선열묘역 참배 등의 일정은 아에 배제됐다"면서 "일제의 잔인무도함을 경험한 후손들의 최소한의 자존심이라도 세워 달라는 요청이 그렇게 못마땅하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안성국 제천시 체육회장이 16일 시청 앞에서 '청주시에 배정한 체조경기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정봉길
안성국 제천시 체육회장이 16일 시청 앞에서 '청주시에 배정한 체조경기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정봉길

이어 "도지사로 당선된 후 친일파 발언과 산불 술자리 논란으로 물의를 일으키더니 최근에는 충북학사에서 충북지역 국회의원 간담회를 하며 학생들보다 10배 비싼 음식으로 만찬을 하는 등 정치 자질을 의심케 하는 행동이 끊이질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경찰은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제천, 충주, 단양경찰서 직원 200여명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논란이 일자 김창규 제천시장은 김 지사를 사전에 만나 입장을 전했다.

김창규 시장은 "김 지사를 만나 좋은 의견을 듣고 왔다. 유니버시아대회 체조 경기 유치가 조종이 가능하다는 것과 실내체육관 건립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듣고 왔다"고 말했다.

한편 논란이 어느 정도 해소되자 김 지사는 제천시청을 방문해 일정을 소화해 냈다.

:16일 제천시청 기자실을 찾은 김영환 충북지사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장면.  /정봉길
:16일 제천시청 기자실을 찾은 김영환 충북지사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장면. /정봉길

김 지사는 기자실을 찾아 "제천을 와보니 시민들이 '제천홀대론'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대회유치, 체육관 건립이 아닌 공장 유치, 인구 유입"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천은 교통의 요충지다. 공단 등이 조속히 유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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