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윤재 국가기상위성센터장

엠피스리(MP3) 플레이어, 커피믹스, 김치냉장고…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이 제품들은 우리나라가 최초로 개발했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유구한 역사를 가진 기상관측 분야에서도 최초를 찾을 수 있다. 조선시대 세종 때 발명한 측우기는 비가 내린 양을 정량적으로 관측한 우리나라 최초의 우량계이다. 그리고 한반도 주변을 독자적으로 관측하고 감시할 수 있는 천리안위성 1호는 우리나라 최초의 정지궤도 지구관측위성이다.

지난 10여 년 동안 안정적으로 위성을 운영하면서 위험기상의 신속한 관측과 기후변화의 감시, 위성분석 기상정보의 실시간 지원, 국내외 사용자를 위한 위성자료 제공 등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어 왔다. 현재 우리나라는 명실상부한 위성정보 공여국으로 도약했으며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넘어 전 세계가 천리안위성의 활약을 주목하고 있다.

천리안위성 1호에 이어 2019년부터 정식 운영을 시작한 천리안위성 2A호에 탑재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상영상기는 24시간 연속적으로 한반도와 동아시아 영역을 관측하며 태풍, 안개, 황사 등 기상은 물론 산불, 화산과 같은 재해를 신속하게 탐지하여 분석한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천리안위성 2A호가 2분마다 한반도와 동아시아 지역을 관측한 정보를 약 3분 안에 제공하고 있다. 천리안위성 2A호 위성운영 성공률 99.8%(2022년 기준)라는 수치는 거의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자료서비스가 얼마나 안정적인가를 잘 보여 준다. 또한 독자 개발한 우리나라 최초이자 유일한 우주기상탑재체를 장착하여 우주방사선 등의 우주기상 관측 정보를 생산하고 우주기상 예·특보 시스템 체계를 구축하였다. 이로써 한반도와 동아시아 지역의 우주기상 감시 능력을 강화하며 위험 우주기상으로부터 국가 우주자산을 보호하고 안정적인 인공위성 운영과 극항로 항공기 운항에 도움을 주고 있다.

더 나아가 지구나 기상관측을 하는 국내외 위성자료를 융합하여 온실기체, 황사 고도와 같은 국민 생활과 밀접한 기상기후정보 생산과 연구에도 몰두하고 있다. 기존 지상관측자료나 위성자료의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법의 신기술을 접목한 토양수분, 일사량 정보 등을 생산하여 에너지 관리와 농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한 위성정보 제공에도 집중과 노력을 다하고 있다.

지금 국가기상위성센터는 최초가 가진 상징성의 무게를 견디며 천리안위성 2A호의 뒤를 이를 천리안위성 5호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이 사업은 국내 최초로 정부가 아닌 민간이 주도함으로써 국내 우주 산업계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 산업계의 위성개발 기술력을 높이고 세계 최고의 위성개발과 운영, 활용 성과를 창출하는 데 이바지하고자 한다.

김윤재 국가기상위성센터장
김윤재 국가기상위성센터장

현재까지 없던 기술이나 물건을 새롭게 만들어낸다는 것은 최초인 동시에 최고(最高)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1441년(세종 23년) 측우기의 개발은 1693년 로마에서 측우기를 사용해서 관측했다는 기록보다 200년이나 앞선 세계 최초의 위대한 사건이었다. 근래에는 기상위성이 없는 캄보디아, 라오스 등의 국외 사용자가 우리의 수준 높은 위성분석 기술을 교육받아 자국의 예보에 천리안위성 정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기상위성 운영기관으로서 충실한 역할을 다해 온 국가기상위성센터는 앞으로도 최고라는 수식어가 어울릴 수 있도록 기상위성 개발과 활용 기술 연구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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