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복남 증평군토속민요 아리랑보전회장, 6월 3일 발표회 가져

증평군토속민요 아리랑보전회 공연 모습
증평군토속민요 아리랑보전회 공연 모습

[중부매일 송창희 기자] "부모형제 이별하고 인제 가면 언제 오나……어허 허 어허하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 인명은 제천이라 죽어갈 길 서럽구나 / 한달이라 서른 날은 맷돌같이 돌아갈제 / 어허 어허 하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봉복남 회장
봉복남 회장

이 노래는 증평아리랑보존회·충북민요보존회 봉복남(국가무형문화재 57호 경기민요 이수자) 회장이 2012년 6월 채록한 증평아리랑 상여소리다. 부모·형제를 아리랑 고개로 떠나 보내는 구슬픔과 애절함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봉 회장은 "지방자치 시대를 맞아 문화예술도 지역화가 필요하다"며 "증평아리랑을 증평지역의 대표 문화예술 콘텐츠로 특화시키고 싶은 것이 오랜 바람"이라고 밝혔다.

이런 절실함을 담아 충북민요보존회와 증평아리랑보존회는 6월 3일 오후 증평읍 보강천 미루나무숲에서 '제16회 증평아리랑 토속민요발표회'를 연다.

이번 공연은 일제강점기 증평에서 벌어진 눈물겨운 애한(哀恨)의 아리랑 고개 설화를 주제로 펼쳐진다.

1부 '아리랑고개의 애환'에서는 증평 각설이타령, 밭 매는 소리, 농부가, 시집살이 민며느리 한 맺힌 소리, 집터 다지는 소리, 아리랑 고개(상여소리·이별가)가, 2부 '효콘서트 국악한마당'에서는 흥지무, 신고산타령, 뱃노래, 아리랑 등 다양한 민요 가락이 울려 퍼진다.

봉 회장은 "이번 아리랑 공연은 증평지역에서 오랫동안 전해진 아리랑 고개 설화와 집터 다지는 소리를 많은 사람에게 전파해 토속민요의 전통성을 이어가기 위한 것"이라며 "증평읍 신동리 일대 아리랑 고개를 증평의 특화한 브랜드로 제시하고 군민 화합을 도모하고 싶다"고 공연 취지를 밝혔다.

아리랑 고개는 증평읍 신동리에 실체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옛 아리랑고개로 전해지는 증평읍 신동리 고개
옛 아리랑고개로 전해지는 증평읍 신동리 고개

김길자 전 증평예총 회장은 "옛 아리랑 고개는 작은 모래동산으로 샛터말(신동리) 아이들의 놀이터였지만, 천연두 마마라는 역병이 지난 후부터는 애장(아이의 시체가 묻힌 무덤)이 많아 슬픈 사연을 간직한 전설의 고개가 됐다"고 회고했다.

최건성 증평향토문화연구회장도 "아리랑고개 좌우 절벽 아래엔 꽤 큰 소나무와 고목이 많이 있어서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절벽 아래로 투신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증평향토문화연구회도 올해 아리랑고개 재조명을 위한 조사를 진행해 이에 대한 지역문화 콘텐츠화 등 발전 방향을 모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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