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성안길 주요 상권 문 열고 에어컨 가동
1㎾h당 8.0원 올라도 점포는 누진세 미적용

30도 안팎의 이른 초여름 날씨로 전력 사용량이 늘어난 가운데 청주 성안길 내 상당수 점포들이 '개문냉방영업'을 하고 있다.  /이성현
30도 안팎의 이른 초여름 날씨로 전력 사용량이 늘어난 가운데 청주 성안길 내 상당수 점포들이 '개문냉방영업'을 하고 있다. /이성현

[중부매일 이성현 기자] 최근 30도에 육박하는 초여름 날씨로 전력 사용량이 늘어난 가운데 청주 성안길 내 상당수 점포들이 '개문냉방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문냉방영업'은 점포들이 출입문을 열어둔 채 에어컨 등 냉방기기를 가동하는 것으로 여름철 소비자 발길을 사로잡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다.

하지만 개문 냉방은 전력 낭비의 주범으로 꼽힌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개문 냉방을 하면 문을 닫고 냉방기를 틀 때보다 최대 3배 이상 전기요금이 더 나온다. 에너지 효율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16일부터 1㎾h당 8.0원 전기요금이 인상됨에 따라 정부는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민들 참여가 절실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31일 청주시 중심 상권 중 한 곳인 성안길의 점포 상당수는 에어컨을 켜 놓은 채 문을 활짝 열고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오른 전기요금에도 불구하고 상인들은 손님을 끌기 위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성안길 A옷가게 직원은 "문을 열고 매장을 시원하게 유지해야 한 사람이라도 더 들어오고 오래 옷을 본다"며"옷 먼지와 보풀 때문에라도 주기적인 환기를 위해 문을 열어둔다"고 말했다.

실제로 점포들은 개문 냉방 영업에 대한 유입효과를 체감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30도 안팎의 이른 초여름 날씨로 전력 사용량이 늘어난 가운데 청주 성안길 내 상당수 점포들이 '개문냉방영업'을 하고 있다.  /이성현
30도 안팎의 이른 초여름 날씨로 전력 사용량이 늘어난 가운데 청주 성안길 내 상당수 점포들이 '개문냉방영업'을 하고 있다. /이성현

또 다른 B점포는 성안길에서 6년째 영업 중이다. 해당 매장 관계자는 "문을 열고 영업을 했을 때와 안 했을 때와 매출이 보통 10~20% 차이가 났다"며 "무더운 날씨에 걷다가 찬 바람이 불어오는 가게에 들어오고 싶은 게 소비자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더위를 식히려 손님들도 매장에 들어오기 때문에 개문냉방 영업은 매출 향상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누진세가 적용되지 않는 상업용 점포에서 개문냉방영업으로 전력 과소비를 조장해 한여름 '블랙아웃' 현상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코로나19 이전에는 개문냉방영업에 대해 단속했으나 '환기'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단속을 유보했던 만큼 단속을 재개해야 한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한국전력 충북본부 관계자는 "폭염이 이어지고 냉방수요는 언제든 예상치를 뛰어넘을 수 있다"며 "안정적 전력 수급을 위해 자발적인 전력 소비습관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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