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북 옥천 소재 충북도립대. / 충북도립대
충북 옥천 소재 충북도립대. / 충북도립대

충북도립대학교가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취업률은 전국 7개 도립대 가운데 6위, 충북 도내 7개 전문대 중 꼴찌를 기록했다.30세 이상 성인 학습자 비율은 재학생 3명 중 1명 꼴로 '평생 교육원' 이라는 비아냥을 듣는다.중앙정부 재정지원사업과 지자체 지원사업 참여도 하위권에 머물렀다.교육부의 '전국 도립대학 재정 지원사업 현황'(2021년)에서 중앙정부사업 10건 26억7천만원, 지자체사업 12건 3억5천만원 등 22건 30억3천만원을 따냈다.전국 도립대 평균 21건, 41억원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최근 총장 공모 과정도 '패자 부활전'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총장 1차 공모에서 탈락한 김용수 후보자가 2차 공모에서 1순위로 추천돼 '패자 부활전', '도지사 찬스' 인사라는 지적을 받는다.정치인 출신인 김 후보는 김영환 도지사의 30년 지기로 알려졌다.

충북도 내부에서는 김 후보가 2차 공모에서 1순위로 오른 건 총장추천위원회 위원을 물갈이해 가능했다는 말이 나돈다.김 후보를 뽑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총추위 위원을 대폭 교체해 패자 부활전이 성공했다는 것이다.실제로 '대학 혁신'을 내건 2차 공모에서 1차 총추위 위원 15명 중 11명이 바뀌었다."인사 행정에서 있을 수 없는 독재 행정"이라는 쓴소리가 나왔다.

김 후보가 도립대를 혁신할 전문성을 갖췄다는 김 지사의 주장에도 의문이 제기됐다.김 후보는 2급 이상 공무원 재직 경력과 석사 이상 학위를 소지해 총장 지원 자격 요건을 충족했다.국회 2급 전문위원으로 일했고 현재 서울산업진흥원 상임이사를 맡고 있다.

하지만 교육 경력은 세명대 초빙교수 1년과 카이스트 초빙교수 3년 경력 뿐이다.도립대를 바로 세울 경영 능력을 갖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김 후보의 총장 임명은 도지사 최종 결재만 남아있다.

오는 9월 문을 여는 도립대 학생생활관은 2021년 착공 당시와 달리 예산을 낭비한 사업이라는 비난을 산다.총 사업비 381억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11층으로 설계된 학생 생활관은 2인1실 198실 규모로 396명을 수용할 수 있다.기존 기숙사 263명을 포함하면 총 659명이 입주할 수 있다.전교생 870명의 75%가 기숙사 생활이 가능한 기숙형 대학으로 옥천군 상주 인구 증가와 주변 상권 활성화가 기대됐다.

하지만 지난 3월 재학생을 대상으로 사전 수요를 조사한 결과 230여 명만이 입실을 희망했다.수용 인원 절반도 채우지 못하는 빈 기숙사로 전락할 것으로 보인다.

충북도는 공정한 도립대 총장 인사와 신축 기숙사 활용 방안, 경영 혁신을 포함한 특단의 경쟁력 강화 대책을 세워 흔들리는 도립대 위상을 바로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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