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정인 청주시 기후대기과 주무관

지난 어린이날 온 가족이 모였다. 아장아장 제법 잘 걷기 시작한 조카와 공을 손으로 굴려 주고받으며 놀고 있는데, 공이 친척 오빠에게로 데굴데굴 굴러갔다. 소파에 기대어 앉아있던 오빠가 살짝 슬라이딩을 하며 다리를 쭉 뻗어 자신에게 굴러오는 공을 톡 차 조카에게 보냈는데, 조카가 대뜸 바닥에 눕더니 짧은 다리를 바둥바둥거리며 공을 차려고 하는 게 아닌가. 아빠의 모습을 따라 하고 싶었던 것이었다.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가정은 아이들에게 디딤돌 같은 역할을 한다. 아이들은 가정에서 성장의 영양분을 얻고 삶의 기초를 다지며 자아를 형성한다. 또한 가정은 아이들의 가장 초기의 윤리적 가치와 도덕성을 형성하는 공간으로, 아이들은 가족의 모습을 모범으로 삼아 가정에서 보이는 행동과 태도를 학습한다. 그렇기에 부모의 모습은 자녀가 건강하고 올바른 인격으로 성장하여 건실한 모습으로 사회의 소중한 구성원이 될지, 부정한 행동과 비윤리적인 행태를 일삼는 구성원이 될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일까? 가정의 달인 5월이 되면 윤리 시간에 배웠던 수신제가 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말이 떠오른다.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는 유학의 사서삼경 중 하나인 '대학'의 8조목에 나오는 표현으로 자신의 마음과 몸이 바르게 된 이후에 가정을 잘 다스릴 수 있고, 가정을 잘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이 나라를 잘 다스릴 수 있으며, 나라를 잘 다스린 이후에 천하가 평화롭게 된다는 말이다. 이는 곧 모든 것에는 순서가 있으며, 결국 평화를 얻기 위해서는 나 자신을 먼저 수양해야 함을 의미한다.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으로 정의되는 청렴에도 이 이치를 적용할 수 있다. 아빠가 공을 차는 모습을 흉내 내는 아이처럼 나 자신부터 정직하고 공정한 행동을 하며 타인을 해치지 않는 삶을 살아감으로써 청렴을 실천한다면, 우리 가족들도 자연스럽게 그 모습을 본받아 청렴을 배우고 실천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가정에서 습득한 청렴의 가치와 행동을 회사나 학교와 같이 우리의 가족, 각 구성원이 속해있는 사회에서 실천함으로써, 친구나 동료와 같은 사회의 구성원들에게도 청렴의 중요성과 가치를 퍼트리게 될 것이며, 마침내 청렴을 강조하는 기조를 사회 전반에 확산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나'라는 존재 하나는 작고 미미할 수는 있겠지만, '나'와 '나'가 모여 '우리'가 되고, 우리가 힘을 합쳐 만든 청렴은 지역사회와 국가 더 나아가 세계로까지 넓게 퍼질 수 있을 것이다.

유정인 청주시 기후대기과 주무관
유정인 청주시 기후대기과 주무관

아이들은 사회의 미래이며, 가정은 사회적 안정과 조화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렇기에 가정은 건강해야 하고 행복해야 하며, 나 자신과 가정, 우리 사회와 국가가 청렴해지기 위해서는 가장 작은 구성원인 나부터 청렴해야 함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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