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송기섭 진천군수

유럽의 ESG 벤치마킹 5일 차, 빼곡한 일정 소화에 저녁 식사 이후 곯아떨어지는 시간의 연속이지만 아침에 눈을 뜨면 가슴이 더욱 빠르게 뛰고 있음을 느낀다.

진천군에 접목할 수 있는 ESG 우수 사례와 지속가능성을 두 눈으로 확인하는 과정이 진천군의 미래 사진을 더욱 선명하게 하는 이유에서다.

평소 당연하게 느껴지는 내 옆의 숲, 물, 땅 등의 자연은 지금의 나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가 함께 사용할 소중한 가치이자 공유 자원이다.

단지 우리가 시간상 먼저 활용하고 있을 뿐이다.

그 때문에 쾌적한 자연을 유지하고 후손에게 물려주는 일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당연한 의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국제연합의 전문 기관인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지난 1988년에 설립한 IPCC(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의 2021년 보고서를 보면 현 상황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금세 깨닫게 된다.

IPCC에서 내놓은 자료에서는 오는 2040년까지 지구 평균 온도의 1.5℃ 상승은 피할 수 없는 시나리오로 규정하고 있다.

사람의 체온은 1.5℃가 올라가면 순식간에 몸의 균형이 깨져버리고 만다. 하물며 지구의 온도 변화가 이러하다면 10년에 1번꼴이었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기록적인 폭염의 빈도는 5년에 1번으로 증가할 정도로 심각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것이 많은 과학자의 예측이다. 자연의 보존은 환경적 지속가능성의 입장에서 더는 뒤로 미룰 수 있는 과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이는 진천군이 ESG를 군정에 적극 도입하게 된 이유와도 정확히 맞닿아 있는 부분이다.

그렇기에 환경 분야에서 앞선 기술, 즉 진천이 나아가야 할, 진천을 더 높은 곳으로 이끌 타국의 우수 모델을 현장에서 직접 느끼는 시간이 내 가슴을 뛰게 하는 건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라 생각된다.

실제 현장에는 나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보물창고(?)가 많았다.

프랑스 CARBONEX SAS라는 곳에서는 대한민국 그린뉴딜 에너지 공급 사업이 추구하는 모델과 유사한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바이오에너지로 재생할 수 있고, 물과 온도 등 일정 조건만 맞으면 지구상 어느 곳에서나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Biomass를 이용해 에너지원을 생산하는 것으로 산림과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이끄는 기술이었다.

진천군 핵심 사업 중 하나인 숯 산업클러스터와의 연관성을 끌어낼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가 더해지는 순간이었다. 단순 관광 목적의 사업이 아닌 가스피게이션 기술을 활용해 순도 높은 고부가가치 숯 생산이 가능해 보였다.

이 뿐만이 아니였다. 신(SYN) 가스라 불리는 고효율의 에너지원 생산은 물론 숯가마에서 발생되는 열을 활용해 인근 스마트팜에 공급할 수 있는 일석삼조의 진천 특화형 전략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기회로 느껴졌다.

이탈리아의 Turboden 기업도 유럽의 탄소 중립 정책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1980년 설립의 오랜 역사를 지닌 회사로 바이오매스, 지열, 태양열 등의 재생 가능 에너지, 산업 공정, 폐기물 소각로, 각종 설비의 폐열을 활용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곳이었다.

전 세계 51개국에 432개의 발전소를 운영할 정도로 세계로 뻗어나가는 확장력을 갖추고 있었고 진천군 미래 에너지 체계 구축 계획을 더 고도화하는데 좋은 영감을 받을 수 있었다.

송기섭 진천군수
송기섭 진천군수

경제를 빼놓고 지역발전을 논하기 어렵다. 하지만 우리가 발을 딛고 서 있는 이 환경이 무너지면 더 이상의 미래는 없다. 인간과 조직의 융화만 생각할 게 아니라 자연 역시 상생의 대상으로 봐야 한다는 말이다.

타국에서의 가슴 뜀, 흥분되는 이 마음을 9만 진천군민도 느낄 수 있도록 이번 경험을 군정에 녹여내는 데 집중할 것을 다짐해 본다.

키워드

#기고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