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현 칼럼] 한기현 논설고문

청남대가 민간 개방 20주년 만에 충북 관광의 랜드마크로 떠오르고 있다.옛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는 1983년 전두환 전 대통령부터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6명의 대통령 휴양지로 이용됐다.지난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결단으로 국민 품으로 돌아왔지만 상수원보호구역, 특별대책구역, 수변구역으로 묶여 각종 개발 행위가 엄격하게 제한되면서 스쳐 지나가는 관광지에 머물렀다.지난 20년간 청남대는 편의 시설 부족과 주차장 협소 등 교통 불편으로 무늬만 관광지라는 불명예를 안았다.매점에서 컵라면과 과자, 자판기 커피만 먹을 수 있고 식사, 라면 등 조리 음식을 즐길 수 없어 불만이 컸다.그 결과 개방 이듬해 역대 대통령 별장이라는 호기심에 방문객이 100만 명에 이르렀으나 이후 50만명 수준으로 반도막났다.

최근 개방 당시 기대와 달리 지역 주민에게 실망만 안겨준 청남대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다.충북도가 지난 10년간 31차례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를 건의한 끝에 지난해 5월 상수원 관리 규칙이 일부 개정돼 숙박시설 등 일정 규모의 신축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충북도는 우선 부족한 주차 공간을 확장했다.기존 665면의 주차 공간을 두 배 늘려 1천304면을 확보했다.주차 공간 증가로 주차 예약제가 폐지돼 직접 차를 끌고 청남대를 입장할 수 있게 됐다.내년 3월까지 336면이 더 늘어 총 1천640대의 주차가 가능해진다.

지난달에는 나라 사랑 교육과 자연 체험, 숙박이 가능한 교육 문화원을 착공하는 등 청남대 관광 인프라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오는 2024년 5월 완공되는 교육문화원은 국비 등 180억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4천100㎡ 규모로 생활관 32실에 72명을 수용할 수 있다.

올해 들어서는 충북도의 관광 개발 프로젝트인 레이크파크 르네상스와 맞물려 각종 행사 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김영환 지사의 1호 결제 사업인 레이크파크 르네상스는 충주호와 대청호를 비롯한 도내 757개 호수와 저수지, 한반도의 허리인 백두대간의 개발 규제를 풀고 종교·역사·문화 유산과 연계해 충북 관광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프로젝트다.

청남대는 주차장 확장 등 편의 시설이 개선되면서 청남대 내 세미나실, 강당, 호수 광장 등 시설 대관이 급증했다.지난달까지 60건 행사에 5천200여 명이 다녀갔다.충북도 청남대관리사업소는 "올해 1월부터 6월 4일 현재까지 60건이 예약 진행됐고 참석 인원은 5천202명으로 집계됐다"며 "이는 지난해 1년간 시설 대관 74건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라고 밝혔다.

대규모 대관 행사는 1회 장애영 유아 체육대회, BBS충북연맹 'BBS 개영식',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2027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시도지사 간담회, 충북 시장·군수 회의, 충북도 자치경찰위원회 출범 2주년 기념식 등이다.104주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기념식도 거행됐다.지난달 5일에는 어린이날 행사도 열렸다. 시설 대관과 별개로 지난 3일 충북도민회중앙회가 고향 방문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지난달 25일에는 행사 5건이 몰렸다.충북경제포럼, 오송CEO포럼, 충북도 방재의 날 기념행사, 저수지 안전관리 세미나, 가경노인복지관 워크숍이 열렸다.

전국에서도 대관이 이어졌다.지난 4월 공주시청 공무원 교육에 이어 5월 창녕농협 장수대학 정기총회, 6월 군포 농협이 청남대를 찾았다.드라마와 CF 촬영 장소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야외 웨딩도 지난해 1건에서 올해 4건으로 늘었다.

한한기현 논설고문
한한기현 논설고문

대청호에 위치한 청남대는 충북이 자랑하는 최고의 관광 명소다.하지만 대청호는 충주호와 달리 지난 40년간 충청권 상수원 보호라는 명목으로 3중 규제에 묶여 식당 신축은 물론 친환경 유람선도 운행하지 못하는 등 충북 남부지역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했다.모두의 노력으로 지난해 상수도 관리 규칙이 일부 개정돼 청남대 개발에 숨통이 트였다.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 청남대 개발을 둘러싼 소모성 논쟁은 자제하자.충북은 대청호 규제 완화와 함께 청남대를 친환경 관광 명소로 키우는 데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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