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희 작가 첫 개인전… 갤러리정스서 내달 1일까지 전시

[중부매일 박은지 기자]보릿대를 목판에 붙여서 공예로 승화시키는 맥간(麥稈)공예 작가 민선희씨가 오는 7월 1일까지 갤러리정스에서 첫 개인전을 개최하고 있다.

민 작가는 한국문화미술대전 초대작가이자 예맥회 부회장 및 청주지회장, 맥간공예연구원(원장 이상수) 수석전수자, 청주맥간아트 대표를 맡고 있다.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에 위치한 갤러리정스는 오래된 주택을 개조해 만든 상업 갤러리 겸 카페이자 금천동 동네 기록관이기도 하다.

공간마다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구조와 콘크리트 벽이 그대로 드러난 날 것이 민선희 작가의 작품과 묘한 시너지를 내며 카페 소품처럼 전시장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얼룩말
표범

민선희 작가가 최근작까지 근 6~7년여간 만들어 낸 보릿대의 향연은 '직지'라는 글자부터 코스모스, 백합, 모란 등 꽃과 얼룩말, 호랑이, 표범 등 동물 등 종류도 다양하다.

그 중 주역에 등장하는 홀로있어도 두렵지 않고 세상에 나가지 않아도 근심이 없다는 뜻의 '獨立不懼 遯世無悶(독립불구둔세무민)'도 눈길을 끈다.

뿐만 아니라 한쪽 벽면에 걸려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는 '화양연화' 작품이나 작품 하단에 위치한 탁자 정중앙을 차지하고 있는 문양은 관람객들의 발걸음을 종종 멈추게 만들었다.

"맥간아트는 볕을 맞는 각도와 바람을 맞으며 각기 다른 색을 내는 보릿대의 매력에 빠져 시작하게 됐다. 하지만 품도 많이 들고 정성과 시간을 들이는 지난한 작업과정때문에 몇번이고 멈춰서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연합전시나 초대전시 등은 다수 참여해봤으나 오롯이 나만의 작품으로 개인전을 준비하면서 마음을 다잡고 공들인 만큼 알아봐주시니 내가 걸어온 길이 틀리지 않았구나를 느끼며 감사하게 됐다."

맥간아트는 크기나 형태에 관계없이 원하는 문양을 넣을 수 있는 특징이 있으며 섬세한 부분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

길상을 기원하는 전통문양을 표현하거나 보석함, 찻상, 병풍 등 현대적인 디자인과 접목해 예술적인 감각을 지닌 생활용품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새로운 디자인 개념으로 완성된 맥간은 빛을 받는 각도에 따라 입체감과 미적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어 각광받고 있다.

지난 12일 찾은 전시장에는 그녀의 작품을 보러 다른 지역에서 올라온 사촌오빠부터 예맥회원들과 맥간아트 수강생, 홀로 작품을 감상하러 온 배낭멘 여행객, 이름만 대면 알만한 지역인사들까지 문전성시를 이뤘다.

누구나 편안하게 맞이하고 땀과 열정을 작품에 오롯이 담아내 예술 그 자체로만 승부를 보는 그녀의 삶의 태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맥간공예연구원 백송 이상수 원장(왼쪽)과 우윤숙 예맥회장 등 회원들이 지난 6일 전시 관람차 다녀갔다. 
맥간공예연구원 백송 이상수 원장(왼쪽)과 우윤숙 예맥회장 등 회원들이 지난 6일 전시 관람차 다녀갔다. 

"작업하면서 보릿대를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어느 것 하나 같은 것이 없다.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 결을 맞추고 모양을 만들다 보면 때론 반대로 배치가 되기도, 비스듬히 눕기도 잘리기도 한다. 작품을 완성하고 나서야 깨달았다. 우리가 사는 세상도 이토록 다채로운 개성의 사람들이 어울리고 소통해가면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보릿대 하나하나가 사람으로 보이기 시작하면서 하나하나 공들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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