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북도청사 관련 자료사진. /중부매일DB
충북도청사 관련 자료사진. /중부매일DB

김영환 충북지사는 최근 직급 파괴에 가까운 정무라인 인사를 단행해 주목받았다.

김 지사는 지난달 15일 신임 정책수석보좌관(4급 상당)에 정초시(68) 전 충북연구원장을 임용했다.

이어 지난 12일엔 경제수석보좌관(4급)에 김학도(61) 전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을 내정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전 직급보다 하향해 임용·내정됐고, 김 지사와 학연으로 맺어있다.

특히 김 지사가 국민의힘 소속인데 반해 이들은 전 중앙·지방 정부에서 활동한 이력으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김 지사와 대학 동문인 정 수석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시종 전 지사 재임 시절인 2014년부터 8년간 충북연구원장(3급 상당)을 맡아 도정 정책 자문관 역할을 수행했다.

김 지사는 그에게 임용장을 수여하고 "정 수석은 지난 8년간 도정을 뒷받침해왔다"며 "전임 지사들의 성과와 경험을 수용하고,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이끌겠다. 도정에 있어서 여야가 있을 수 없다"고 발탁배경을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선 그의 행보를 비판했다.

직급을 낮추면서까지 공직생명을 연장해야 했느냐는 지적이다.

김학도 내정자는 청주가 고향으로 김 지사의 고교 후배다.

그는 2020년 5월부터 제18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사장 임기가 지난달 18일 끝났지만 현재 후임자 공모절차 중으로 후임자가 결정되는 대로 한 두 달 뒤 충북도에 합류할 예정이다.

1987년 제31회 행정고시 출신인 김 내정자는 박근혜 정부시절 1급인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과 에너지자원실장을 역임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출범(2017년 5월)한 해 12월 공직에서 퇴임했다.

'새옹지마'랄까 1년 뒤인 2018년 12월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을 맡으면서 공직에 복귀했다.

당시 정치권에선 더불어민주당 청주권 정치인들이 그의 차관 기용에 역할을 했다는 말도 나온다.

김 지사는 그의 내정 배경으로 "풍부한 경력과 능력을 갖고 있고 고향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고 제안해와 충북도의 역량을 키우는데 적극 활용할 것"이라며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하는 일, 충북도에 신성장 동력을 구축하는 일을 맡길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차관까지 지낸 김 내정자가 이처럼 김 지사에게 '고향에 대한 봉사'를 명분으로 4급 정무직을 먼저 제안하면서 일부에선 다음 충북 지역 선거를 출마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는 의심의 눈초리도 있다.

이번 충북도 정무라인 인사가 학맥으로 인한 자리보전 차원으로 폄하되지 않기 위해선 이들의 자세가 중요하다.

초심을 잊지 않고 김 지사를 잘 보필해 충북도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좌고우면하지 말고 임기동안 '충북'과 '도민'만을 생각하길 바란다.

일부 불신의 해소차원에서라도 그동안 쌓은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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