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음식물 재활용업체 '삶과 환경'

충북의 사회적 기업을 찾아서

1) 탄생 배경
2) 삶과 환경
3) 미래자원
4) 미가건축
5) 미래상사

음식물 재활용업체 ‘삶과 환경’(대표 김경락)은 전국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는 사회적 기업이다.저소득 소외계층의 자활을 지원하는 자활후견기관과 충북실업극복협의회,청주시노인종합복지관,‘미래자원’ 등 4개 단체가 실직 주민들의 일자리 창출을 고민하며 처음 논의를 시작해 2004년 9월 태동했다.

이들 단체는 컨소시엄을 구성,‘삶과 환경’에 인력지원과 진행실무,부대사업 지원과 장비·기술자문을 해줬다.그리고 그해 10월 ‘삶과 환경’은 청주시로부터 음식물쓰레기 수집운반 민간위탁을 받게 된다.

▶사회적 기업 그게 뭡니까?

‘삶과 환경’은 현재 다른 3개 기업과 함께 청주시 4개 구역에서 음식물쓰레기 수거·운반 사업을 하고 있다.당시 청주시에는 허가를 받은 업체가 없었기 때문에 공개경쟁입찰과정에서 어떤 불이익도 또 혜택도 적용되지 않았다.

사회적 기업을 위한 특별한 지원을 기대했던 김경락(33) 대표는 오히려 시로부터 ‘사회적 기업이 뭐냐, 그런 것 모르니 사업하고 싶으면 공개경쟁입찰에 참여하라’는 답변만 들을 수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현행 상법상으로 사회적 기업은 정체성이 모호하다.법인이거나 개인회사로 규정하고 있는 법에서 사회적 기업은 근거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아무리 취지를 설명해도 법적으로 ‘삶과 환경’은 김경락 대표의 개인 회사일 뿐이다.

“사회적 기업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어 안타깝습니다.자본이나 기술력, 노동력에서 대기업과는 경쟁 자체가 어려운 사회적 기업을 시장경제 논리로 이야기하는 것은 무리죠.”

김 대표는 사회적 기업이야말로 보호된 시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현재 ‘삶과 환경’은 계약기간에 따라 3년 동안 보장된 시장에서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 한 더 큰 수익을 낼 수는 없지만 보호된 시장이라는 조건이 반갑다.

“민간에서 보호된 시장을 기대하긴 어려워요.사회적 합의와 성숙도가 전제돼야 하는데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그래서 취업취약계층과 저소득계층을 위한 지자체의 지원이 필요한 것입니다.”

▶공동체 정신이 기업의 힘

보호된 시장 확보가 결국 순환실업으로 이어지지는 않겠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명쾌한 답변이 돌아온다.노동력이 낮은 저소득 취업취약계층은 이런 방법이 아니면 일반노동시장 진입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삶과 환경’의 월평균 매출 실적은 6천200여만원.수급자와 신용불량자,차상위계층이었던 직원들은 이제 더이상 취약계층이 아니다.그렇다면 이들을 위한 지원 근거는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삶과 환경을 비롯한 충북의 사회적 기업들은 지역개발회사 설립을 고민하고 있다. 이들은 지역개발회사를 사회적 기업의 ‘콘트롤 타워’로 부르고 있었다.순환근무와 새로운 기업의 탄생이 새로운 일자리 창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부와 지자체뿐 아니라 사회적 기업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는 직원들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처음에는 전투적인 마인드로 뭔가 해보자는 의욕이 다들 강했지만 안정궤도에 진입하면서 생각의 차이로 인한 충돌과 혼선이 생겼죠.그러나 공동출자에 의한 조합이 아니기 때문에 수익은 내부합의를 통해 어떻게 쓸 것인가를 조정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사회적 기업의 지향은 ‘공동체 정신’에 있다고 주장한다.공동의 이익을 위해 일한다는 공동체 정신이 있을때 원칙과 기본질서가 형성된다는 것.

그의 꿈은 삶과 환경과 같은 모델을 전국에 컨설팅해주고 이식하는 사업을 하는 것이다.적어도 지자체와 민간이 파트너십을 갖춘다면 현실 불가능할 것도 없다.그래서 최근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는 양극화 해소 방안으로서의 사회적 기업 지원 논의가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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