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호강 수계에 모습을 드러낸 흰뺨검둥오리 가족들. /중부매일 DB
미호강 수계에 모습을 드러낸 흰뺨검둥오리 가족들. /중부매일 DB

충북의 대표 하천이자 금강 지류인 미호강 생태하천 조성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청주시는 이달 14일 열린 '무심천과 미호강 친수 공간 마스터 플랜' 용역 중간 보고회에서 미호강 청사진을 제시했다.2017년 국가하천으로 승격된 지 6년, 2022년 미호천에서 미호강으로 지위가 오른 지 1년 만이다. 미호강은 본보가 특별 기획해 지난 2월부터 18회에 걸쳐 보도한 '세계적 생명터, 미호강 대탐사 프로젝트'에서 국내 월동 철새의 60%가 찾는 자연 생태계의 보고로 확인됐다.

미호강은 1900년까지 동진강, 미곶강, 북강, 서강으로 불리다 일제 강점기인 1914년 미호천으로 이름이 통일됐다.미호천 지명은 1911년 간행된 '조선지지 자료 충청북도편 청주군' 기록에 첫 등장하며, 굽이굽이 흐르는 하천 풍경이 아름다워 이름이 붙여졌다고 전해진다.

미호강은 1970년대 산업화 정책으로 공장 폐수와 생활 하수가 유입돼 수생태계가 파괴되고 악취가 풍기는 죽음의 하천으로 변했다.다행히 2천년대 들어 강 주변 자치단체들이 하수처리장 건립 등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앞 다투어 추진해 물놀이가 가능한 하천으로 되살아났다.하지만 상류 일부 구간은 여전히 정화되지 않은 축사 분뇨가 유입돼 수질 오염이 심각하다.미호강 수질은 고도 정수 처리를 거쳐야 식수로 사용할 수 있는 평균 3급수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충북도는 2021년 미호강을 도민에게 되돌려주기 위해 '물이 살아있는 미호강 프로젝트'를 발표했다.오는 2032년까지 국비 1천999억 원과 지방비 2천299억 원 등 총 사업비 6천525억 원이 드는 이 프로젝트는 인위적인 하천 복원사업에서 벗어나 하천 자생능력을 키우고 주민이 즐겨 찾는 친수 공간을 조성하는 게 핵심이다.

청주시는 미호강 프로젝트에 적극적이다.이날 용역 보고회에서 올해 추경에서 사업비를 확보해 내년에 발주하겠다고 발표했다.시는 무심천과 미호강을 '하천과 도시가 즐거운 꿀잼 하천으로 조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무심천은 문암거점지구·성안거점지구·방서거점지구 등 3개 핵심 권역, 미호강은 오창거점지구·옥산거점지구·오송거점지구 등 3개 핵심 공간으로 나눠 개발된다.

미호강은 충북의 생명줄이다.미호강 유역은 충북 면적의 25%를 차지한다.강 유역에는 도내 인구의 약 66%가 산다.지역 내 총생산(GRDP)량이 75%에 이르는 등 무한 잠재력을 지닌 하천이다.

미호강 프로젝트는 바다가 없는 충북의 정체성과 브랜드를 바로 세우는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핵심 사업이다.이용 편의성을 내세워 인공 구조물로 도배하는 실책을 범하면 안 된다.인위적인 복원은 최소화해야 한다.자연이 숨 쉬는 미호강으로 되살려 도민에게 돌려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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