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방 대학 소멸 위기는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2014년 지방대학 육성을 위해 '지방 대학 및 지역균형 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으나 지방대 폐교 위기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문재인 정부가 지방 대학 경쟁력 강화에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5조8천억원을 쏟아 부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2021년 지방 대학 신입생 충원율은 92.3%로 10년 전보다 6.8%포인트 줄었다.같은 기간 수도권 대학은 99.2%로 0.3%포인트 감소에 그쳤다.수도권에서 먼 곳, 즉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문을 닫는다'는 말이 현실화됐다.2천년 이후 폐교된 대학 19곳 중 18곳이 지방대학이다. 올해 대학 정시 모집에서 학령 인구 감소 등으로 정원을 못 채운 대학 60여 개 중 80%가 비 수도권 대학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청년 인구가 집중되면서 지방 대학 소멸 위기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는 것이다.실제로 2019년 수도권 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전체 인구의 50%를 돌파했다.또 100대 기업의 91%가 서울 등 수도권에 몰려 있다.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는 학령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2040년 국내 대학 380 곳 중 절반 정도만 살아 남고 폐교 대학 대부분은 지방 대학이라고 경고했다.

충북 지역 대학도 소멸 위기에 빠졌다.도내 대학의 지난 3년간 신입생 평균 충원율에 따르면 국립대는 99.8%, 사립대는 85%로 나타났다.사립 전문대는 평균 76.6%로 존폐 위기에 빠졌다.김영환 충북지사는 그 해법으로 대학 특성화를 제안했다.지난달 21일 도내 17개 대학과 간담회에서 "지역과 대학이 함께 상생해야 한다"며 "지역 산업과 특성화를 통해 지방 대학 소멸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도 지방 대학 살리기에 나섰다.학령 인구 감소와 산업 구조 변화 속에서 앞으로 10~15년이 대학 혁신의 마지막 골든타임으로 보고 지난 5월 '글로컬대학30' 시안을 발표했다.글로컬대학은 지역 산업과 파트너 십을 토대로 지역과 지방 대학의 동반 성장을 위해 오는 2026년까지 30개 내외 비수도권 대학을 글로컬대학으로 선정해 1개 학교에 5년간 1천억 원을 지원하는 지방 대학 경쟁력 강화 사업이다.

충북에서는 지난달 20일 충북대와 교통대가 글로컬대학30 예비지정 15개 대학에 선정됐다.교육부와 글로컬대학위원회는 오는 10월 10개 내외 글로컬대학을 최종 뽑을 계획이다.

지방 대학이 무너지면 지방 인재가 수도권으로 유출돼 지방 소멸이 가속화된다.충북도는 충북대의 글로컬대학 최종 선정을 위해 대학·지자체·지역 산업체 간 역할 정립 등 행·재정 지원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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