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윤희수 청주시 차량등록사업소 주무관

우의정, 좌의정처럼 높은 관직에 있으면서도 청렴결백하기로 이름이 높았던 맹사성의 일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맹사성은 조선시대 고관대작들이 타고 다녔던 12명이 메는 가마나 말을 타지 않고, 소를 타고 다니는 정승으로 유명했다. 그는 출입할 때 소 타기를 좋아하여 보는 이들이 그가 재상인 줄 알지 못하였다. 한 번은 맹사성이 좌의정으로 있을 때, 그는 늘 하던 대로 검은 황소를 타고 고향인 충청도 온양에 내려갔다. 그는 오가면서 관아에 들어가지 않고 항상 간략히 종 한 명만 데리고 갔다. 온양에 가는 도중에 있는 양성과 진위 두 고을 태수가 맹사성이 내려온다는 말을 듣고 장호원에서 길을 깨끗하게 닦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애써 만들어 놓은 깨끗한 길에 초라한 노인이 소를 타고 지나가니 사람을 시켜 노인을 꾸짖어 못 가게 하였다. 그러자 노인은 하인에게 "온양 가는 맹고불이 소를 타고 간다고 알리거라."라고 대답하니, 두 태수는 놀라고 황망하여 도망갔다. 나라의 최고 관직 중 하나인 좌의정 자리에 있는 사람이 초라한 행색으로 소를 타고 고향에 내려갈 정도로 맹사성은 청렴하고 검소했다.

또한 그는 왕에게 간언하는 것 역시 거침이 없었다. 세종이 맹사성에게 <태종실록> 편찬을 감독시켰다. 맹사성은 밤낮 가리지 않고 편찬과 감독에 몰두하여, 편찬을 마친 후 세종에게 보고하였다. 세종은 맹사성에게 <태종실록>을 볼 수 있는지 물었다. 맹사성은 세종에게 경고하듯 "왕이 실록을 보고 고치면 반드시 후세에 이를 본받게 되어 사관이 두려워서 그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세종 역시 현명한 군주이기에 맹사성의 뜻을 이해하고 읽어보지 않았다.

공무원의 6대 의무는 중 하나는 청렴의 의무이다. 청렴은 예나 지금이나 두말할 것 없이 중요한 개념이다. 2022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국가 청렴도가 100점 만점에 63점으로 180개국 중 31위로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점, 국가별 순위는 한 단계 올라 2016년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6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국민들의 공직 사회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OECD 국가 중에서는 22위로, OECD 38개국 중 여전히 중간 이하에 머물러 있다.

그렇다면 청렴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오늘날의 공직자들도 공직을 수행할 때, 청렴결백한 정신으로 청탁이나 뇌물에 현혹되지 않고 청렴하고 공정하게 해낸다면 우리 사회에 반부패·청렴문화가 정착될 것이다. 다가오는 미래에는 한국이 더더욱 공직사회 청렴 실천에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공직자들 역시 청렴이 요구되는 상황에 주저하지 않고 당당했던 맹사성 같은 공직자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윤희수 청주시 차량등록사업소 주무관
윤희수 청주시 차량등록사업소 주무관

무엇이든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어렵듯 청렴을 위한 작은 실천 역시 쉬운 일은 아니지만, 앞으로도 신속·정확한 민원 업무 처리, 청렴교육 수강, 청렴캠페인 및 청렴기고문 참여 등을 통해 국민들의 청렴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데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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