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신송미 청주시 기후대기과 주무관

2020년도 미스터트롯1이 나오면서부터 임영웅이라는 새로운 영웅이 부모님께 나타났다. 평소 텔레비전 앞에서 식사하시는 것을 매우 싫어하시는 아버지도 미스터트롯1이 나온 시점으로부터 식탁을 텔레비전 앞으로 옮겨놓으셨다. 부모님은 라디오 세대라 '멜론'이라는 새로운 음악플랫폼에 익숙지 않으셨지만 내가 알려드린대로 천천히 따라하시며 재생목록에 임영웅 노래만을 담아 하루 종일 듣고 계셨다.

나는 부모님이 임영웅 콘서트에서 생생한 라이브를 들으신다면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 티켓팅이란 것을 해보기로 했다. 그러나 '임영웅 콘서트로 효도하기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다른 자녀들이 나보다 훨씬 빨랐나 보다. 나는 아직 들어가지지도 않았는데 벌써 반이나 자리가 나가 버렸고 내가 어찌어찌 들어가 자리를 골라보면 '이미 선택된 좌석입니다.'라는 알림창만 뜰 뿐이었다. 하는 수없이 다음을 기다려보자 하며 단념한 다음날, 임영웅 콘서트 암표 판매라는 기사가 눈에 띄었다. 15만 4천 원의 VIP석 티켓을 약 4배 높은 60만 원에 판매한다는 것이었다.

이 사람은 대체 가지도 않을 임영웅 콘서트 자리를, 그것도 VIP석을 왜 열심히 티켓팅을 하고 그걸 부정거래에 이용하는 것인가에 대해 알아보니 이런 사람들을 일명'매크로 암표 조직단'이라 부른다고 한다. '매크로'는 자동으로 특정 명령을 반복 입력하여 짧은 시간 내에 대량의 정보를 보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티켓팅에 이용하면 일반 사람보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티켓을 확보할 수 있다. 더불어 이 '매크로 암표 조직단'들은 이렇게 불법으로 얻은 유명 가수 티켓에 웃돈을 얹어 타인에게 재판매를 하는 것이다.

최근 외국 팝가수 브루노마스의 콘서트 티켓 8장을 1억 8천만 원에 제시하는 암표상이 등장했다는 기사도 본 적이 있다. 사람들은 이러한 '매크로 암표 조직단'에 대해 매우 분노하며 이를 근절하는 법 개정을 요구하였고 이번에 통과된 공연법 개정안은 앞으로 '매크로'프로그램을 이용한 공연 관람권 매입과 판매를 금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한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공연 입장권 및 관람권을 산 뒤 타인에게 웃돈을 얹어 파는 행위를 금지하는 명시적인 근거도 마련하였다.

이를 위반한 자에게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하지만 이러한 '매크로 암표 조직단'에 대한 적발은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다. 예매처에서는 이러한 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보안문자를 입력해야 예매가 가능하게끔 대책을 세웠으나 이를 우회하는 새로운 매크로 프로그램은 계속 출시되고 있다.

신송미 청주시 기후대기과 주무관
신송미 청주시 기후대기과 주무관

따라서 나는 이러한 '매크로 암표 조직단' 발생의 가장 빠른 근절 방법은 올바른 사회 문화 형성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먼저 올바른 행실을 취하면 옆에 있는 사람도 이를 따를 것이다. 본인이 부끄러운 행동을 했다면 다시 앞사람의 행실을 본받아 고치면 된다. 그렇다면 차츰 모든 사람이 청렴결백한 하나의 문화에 일조하고 있을 것이다.

진흙탕에서 진주가 더욱 빛난다지만 청렴이라는 것은 개개인의 성품이 높고 행실이 바를수록 세상에서 더 밝게 빛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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