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주시청 임시청사 /중부매일DB
청주시청 임시청사 /중부매일DB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의례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이 바로 '인사=승진'일 것이다. 자신의 승진은 물론 선·후배의 승진과 인사에 신경을 곤두세우기 마련이다. 조직 특성상 동료나 선·후배의 인사가 바로 나의 인사 문제와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작은 조직이나 큰 조직이나 인사 문제로 인사권자는 항상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다. 승진한 사람이나 자신이 원하는 '자리(?)'에 간 사람을 제외하면 모든 사람이 인사에 불만을 토로한다. 이러한 불만이 쌓이면 인사권자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결국 조직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은 뻔하다.

청주시가 개청 이래 처음 인사팀장을 공모로 선발한다. 외부 선발심사위원회는 물론 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평가단을 구성했다. 프레젠테이션까지 했다. 이를 통해 지난 10일 1순위가 선발·발표됐다. 이번에 인사팀장 외에 4명의 팀장을 더 공모했지만, 이들은 외부 선발심사위원회에서만 심사했다. 인사팀장 공모에 이렇게 관심이 쏠리는 것은 '인사팀장=승진'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이전 인사팀장들이 연이어 승진하면서 승진에 목말라 있는 직원들로서는 도전해 볼 자리다. 청주시 인사적체(人事積滯)는 타 자치단체보다 심각하다. 6급으로 승진하면 팀장 보직을 받아야 하지만 한정된 자리로 보직을 받지 못한다. 다시 말해 승진을 해도 무보직으로 근무를 한다. 보직을 받지 못한 직원이 수백 명이 이른다고 한다. 같은 6급인 팀장도, 당사자도 답답할 뿐이다. 2~3년 무보직으로 근무한 후 보직을 받았을 때 승진했다는 것을 비로소 실감한다고 말한다. 인사적체가 해소될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직원들은 근무성적평정에 목매고 승진에 유리한 자리를 찾기 바쁘다. 그렇다 보니 청주시 인사가 단행될 때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인사팀장 공모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기는 하지만 일단은 '긍정'으로 쏠리는 분위기다. 인사권자의 자기 사람 심기나 유력 인사의 입김이 어느 정도 상쇄됐다는 시각 때문이다. 내부평가단에 대한 평가도 아직은 '합격점'이다. 일부 인기투표라는 지적도 있기는 하지만 그동안의 문제를 생각해 볼 때 비교적 좋은 반응이다. '인사(人謝)가 만사(萬事)다'라는 말처럼 알맞은 인재를 알맞은 자리에 써야 모든 일이 잘 풀린다. 일도 사람이 하다 보니 사람이 중요하다. 어느 사람이 어떻게 일하는지에 따라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인사권자의 권리라고 인사권을 '남용'한 사례를 심심치 않게 보아왔다. 불신과 불만이 표출될 수밖에 없었고 조직의 기강이 흔들리곤 했다. 일부 직원들의 냉소적 반응에 그들만 아는 '신조어'가 나돌기도 했다. 공모를 통해 투명성은 확보했다. 인사팀장 공모 취지를 되새기며 조직의 화합을 도모하는 공정과 균형의 원칙에 따라 신뢰받는 인사가 정착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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