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위원 칼럼] 정진섭 충북대 국제경영학과 교수

최근 중앙정부는 물론, 많은 지자체에서 스마트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농업이 지역 산업에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팜 등 기술을 농업에 접목시킴으로써 지역의 소득을 높이고 귀농·귀촌도 장려하는 등 다양한 긍정적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2021년 세계 스마트팜 시장규모는 146억달러 정도였으며, 2026년에는 2배 이상 성장한 341억달러 이상으로 예측된다. 국내 스마트팜 시장 규모는 2017년 4조 4,493억에서 2022년에는 5조 9,588억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필자의 경우, 충북도의 고소득 농촌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네덜란드의 2023 Green Tech 박람회에 갈 기회가 있어서, 지난 6월 네덜란드와 벨기에를 방문했으며, world horti center, 벨기에 Ghent 대학의 농업연구소 등도 견학하면서 농업의 고소득 방안과 스마트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충북 스마트팜의 성공을 위해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거시적 전략을 제시해 본다. 첫째, 농업의 주요 요소(Factor)에 대한 전략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자금'과 '인력'은 물론 최근에는 '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으며, '어떤 작물을 재배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도 중요하다. 따라서 이러한 농업의 요소 측면을 강화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Ghent 대학의 연구소에서 어떤 교수님은 한국의 인삼을 비롯하여 전세계의 고부가가치 농산물에 대해 연구하고 있었으며, AR/VR 등을 이용하여, 미리 성장할 작물의 모습을 시뮬레이션하는 모습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둘째, 시장(Market)의 판로에 대한 이슈를 고려해야 한다. 좋은 품질의 농작물을 성공적으로 재배한 농민이 부유해지지 못하는 중요한 이유는 판매의 실패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네덜란드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농산물 수출국으로, 꽃이나 과수 등을 포함한 농산물의 상당부분이 수출된다. 네덜란드의 경우를 살펴보면, 대부분 작물재배 이전에 협동조합이나 연합체를 통해 어떻게 판매할 것인가를 미리 결정해 놓고, 재배에 총력을 기울인다. 반면, 한국의 농민들은 일단 생산에 최대한 노력을 다해 좋은 성과를 내는 경우도 많으나, 그 농작물이 좋은 값에 팔리는 경우는 드물다. 결국 판로확보의 어려움으로 인해 많은 농민이나 귀농·귀촌했던 사람들이 농업의 어려움을 절감하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국내시장에 한정하여 생산하는 농민들이 대부분이며, 처음부터 해외시장을 타겟으로 생산하는 경우는 드물다. 더욱 슬픈 사실은 국내 시장에 판매할 경우, 고수익의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유통 마진으로 인해 생산자보다는 유통자가 수익의 대부분을 가져간다는 것이다. 정부에서 이러한 부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는 어려운 것일까?

셋째, 산·학·연·관의 협력시스템(Cooperation system)이 필요하다. 네덜란드는 이러한 협력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서, 농가나 대규모 농작물 재배하는 기업이 대학과 연계하여 보다 고품질의 작물을 첨단 시스템으로 효율성 있게 생산이 가능하며, 이러한 연계가 잘 작동될 수 있도록 중앙 및 지방정부, 연구소, 기관들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필자가 이번 방문을 통해 가장 부러운 것은 네덜란드의 이와 같이 잘 작동되는 협력체였다.

넷째는 농업과 ESG 경영철학의 결합이 중요하다. 농업이 지속가능한 산업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면에서 최첨단의 기술과 농업을 결합시켰으며, 이를 통해 친환경적인 측면도 함께 고려 가능하다. 예를 들어, 스마트팜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빛인데, LED 등 다양한 최첨단 기술을 활용하여 빛의 상태를 조절함으로써 작물과 인간에게 유익하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결국 친환경적이면서 생산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농업이 되는데 기여하고 있다. 필요에 따라서는 농업에 필요한 에너지원도 친환경적인 지열 등을 활용하고 있으며, 순환 생태시스템으로 작물과 어류를 동시에 생산하는 것도 가능하다. 작물의 당도 역시 조정할 수 있으며, 이러한 당도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까지도 고려하면서 생산하고 있다.

정진섭 충북대 국제경영학과 교수
정진섭 충북대 국제경영학과 교수

끝으로 겐트대학의 어느 교수님이 강조한 스마트한 고소득 농업의 핵심은 "경영(management)-생물학 요인(Biotic factors)-비생물학요인(Abiotic factors)"의 긴밀한 결합이라는 주장이 메아리친다. 그들은 농업을 '과학'과 '경영'으로 보는 것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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