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황진현 내포홍성주재 부장

옛날 비디오를 보면 '옛날 어린이들은 호환·마마·전쟁 등이 가장 무서운 재앙이었으나… (이하생략)'라는 일종의 경고문이 나온다. 누구나 한 번쯤은 봤을법한 문구다.

'호환'은 호랑이에게 당하는 화다. 과거부터 우리나라엔 호랑이에게 물려 죽는 사람이 많았다. 심지어 고려 고종 때 임금의 침전에도 나타났다는 기록이 있고 조선시대엔 수많은 사람이 호랑이에게 희생됐다고 한다. '마마'는 천연두의 별칭이다. 집집마다 다니며 천연두를 앓게 한다는 여신이다. 그래서 호환과 마마가 합친 '호환마마'라는 말은 공포 그자체였다. 그 시절에는 맞고 지금은 아니다.

현재 호환마마보다 무서운 것은 마약이다. 일상 속으로 파고든 것은 물론 연령대도 저연령화 되어 가고 있다.

마약은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면서 오용하거나 남용할 경우 인체에 심각한 위해가 있다고 인정되는 약물을 의미한다. 보통은 중독성이 있는 물질로서 마약, 대마, 향정신성의약품을 마약이라는 용어로 혼용하여 사용하기도 하나 정확한 용어는 '마약류'이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마약류는 약물사용에 대한 욕구가 강제적일 정도로 강하고 사용약물의 양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금단현상 등이 나타나고 개인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사회에도 해를 끼치는 약물로 정의되어 있다.

지난해 적발된 마약류 사범 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한때 자타가 공인할 정도로 마약 청청국이었던 우리나라는 그 지위를 잃었다.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부가 지난 5일 발간한 '2022 마약류 범죄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 사범은 1만8천395명으로 집계됐다. 2018년(1만2천613명)에 비해 45.8% 증가한 수치다.

특히 저연령화 추세와 외국인 증가세가 뚜렷하게 두드러졌다.

전체 마약류 사범 10명 중 6명이 30대 이하로 나타났다. 총 마약류 사범 중 30대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41.7%에서 59.%로 증가했다.

젊은 층 확산세의 원인으로는 다크웹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인터넷을 통한 마약류 유통이 지목되고 있다.

황진현 내포·홍성주재 부장
황진현 내포·홍성주재 부장

외국인 마약류 사범도 지난 2018년 948명이 적발됐지만 2019년 1천529명, 2020년 1천958명, 2021년 2천339명, 지난해 2천573명으로 5년 만에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현재 마약의 중독성을 알리고 마약 범죄 예방을 위한 'NO EXIT' 챌린지가 한창이다. 마약이 국민 일상 속으로까지 점점 깊이 파고들고 있다. 경각심을 갖고 대처해야 한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일이 벌어져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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