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책 표현한 것" 해명에도 민주당 "석고대최하라" 맹비난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20일 오전 충북도청에 마련된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 합동분향소에 방문해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20일 오전 충북도청에 마련된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 합동분향소에 방문해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부매일 장병갑·이재규 기자]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 부실·늑장 대처로 여론의 질타를 받는 김영환 충북지사와 이범석 청주시장이 합동분향소에서 보인 말과 행동이 또다시 구설에 올랐다.

김영환 지사는 이날 분향 후 오송 궁평2지하차도 참사 현장에 늦게 도착한 것에 대해 "현장에 일찍 갔어도 바뀔 건 없다고 생각한다"고 해명, 논란이 불거졌다.

이범석 청주시장은 김 지사와 함께 분양소를 찾았지만 기자들의 질문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차에 올랐다.

김 지사는 20일 도청 신관 1층 민원실 앞에 마련된 이번 사고 관련 합동분향소에 방문해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한없는 고통을 당하고 계신 유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죄 말씀 올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 지사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하는 도지사로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유가족의 심정으로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밝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골든타임이 짧은 상황에서 사고가 전개됐고 (제가 생각할 때는) 임시제방이 붕괴하는 상황에서는 어떠한 조치도 효력을(발휘하지 못하고) 생명을 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괴산댐 범람과 붕괴 우려를 가장 시급한 문제로 판단해 동선을 괴산댐, 대청댐, 무심천, 옥산면으로 잡고 있었다"며 "그럼에도 도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현장에 있었어야 했다"고 사죄했다.

그러나 충북도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재난·재해 상황의 총지휘권자이자 김 지사가 책임자를 밝히겠다는 건 자신의 책임은 뒤로하고 실무 공무원들에게 전가하는 것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특히 사고 현장에 늦게 도착한 것에 대한 김 지사의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비난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김 지사는 발언 이후 '책임자를 밝히겠다'고 한 발언 속 책임자는 나를 포함한 우리(공무원) 모두를 지칭한 것으로 의미 전달이 왜곡됐다"고 재차 해명했다.

또 사고 현장 관련 발언에 대해서도 "내가 현장에 일찍 가서 지휘·통제·구조 등을 하지 못한 게 잘못"이라며 "그렇게 하지 못한 것과 대형참사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것을 자책하고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범석 시장은 20일 오후 청주시청 기자실을 찾아 사과문을 발표하며 시민들에게 머리를 숙였다.
이범석 시장은 20일 오후 청주시청 기자실을 찾아 사과문을 발표하며 시민들에게 머리를 숙였다.

심경을 묻는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차에 올랐던 이범석 시장은 이날 오후 청주시청 기자실을 찾아 사과문을 발표하며 시민들에게 머리를 숙였다.

이 시장은 "지역의 최일선 책임자로서 슬픔과 애도의 마음으로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유가족분들에게 큰 위로는 되지 않겠지만 재난지원금, 시민안전보험 등 시와 민간에서 지원할 수 있는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겠다"며 "또 무더위에 안식처를 잃고 임시대피시설에 거주하시는 이재민분들에게 불편함이 없도록 식사와 세탁, 샤워시설 등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감찰·수사 결과, 청주시장과 청주시가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당연히 책임지겠다"며 머리를 숙여 사과했다.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은 이날 성명을 내고 "김영환 지사는 참담한 망언에 대해 석고대죄하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충북도당은 "김 지사는 귀를 의심케 하는 망언을 했다"며 "희생자분들의 영전 앞에서 정녕 부끄럽지도 않은가"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언제까지 무능하고 무책임한 충북지사로 남으려 하는가?"라며 "생명의 소중함을 모르는 김영환 지사는 도지사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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