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준공한 옛 LH 우암사옥 건물 리모델링 사용 한계
폭우 때 30분 단위로 빗물받이통 비워내야

충북문화예술인회관 5층에 위치한 상담실 바닥이 지난 14일 오후 빗물 누수현상으로 온통 물바다가 됐다. / 박은지
충북문화예술인회관 5층에 위치한 상담실 바닥이 지난 14일 오후 빗물 누수현상으로 온통 물바다가 됐다. / 박은지

[중부매일 박은지 기자]청주에 지난 주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청원구 향군로 94번길에 위치한 충북문화예술인회관에 심각한 누수현상이 발생해 재발방지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일강수량이 171㎜를 기록한 지난 14일 충북문화재단이 사용하고 있는 5층 상담실과 계단은 폭우로 인한 누수현상으로 빗물 고임은 물론 천장 한쪽면에 곰팡이가 발생했다.

더욱이 상담실에는 일명 '삼태기 쓰레받이'로 30분마다 빗물을 퍼 날라야 하는 것은 물론 수시로 빗물받이통으로 쓰인 플라스틱 쓰레기통을 비우는 일이 다반사로 이뤄졌다.

이뿐 아니라 5층 대회의실 천장에서는 폭우가 쏟아지자 소음을 넘어 굉음에 가까운 수준으로 옆 사람과 대화자체가 불가능했다.

충북문화예술인회관은 옛 LH(한국토지주택공사)충북본부 우암사옥으로 사용된 건물로 지난 1990년에 준공됐다. 이후 매입과정을 거쳐 2014년 리모델링해 도민을 위한 문화복합공간으로 문화예술단체가 입주하게 됐다.

현재 2층 충북예총, 3층 충북민예총·충북문화원연합회·충북문화예술포럼, 4층 충북문화재단이 입주해 있다.

지난 2014년 당시 예산절감 차원에서 신축보다 리모델링으로 가닥을 잡아 40억 가까운 금액을 주고 매입하고 3억을 투입해 리모델링한 바 있다.

하지만 10년도 채 되지 않아 천장 누수와 곰팡이·소음 발생 등 부실 건물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더욱이 문제는 30년도 넘은 노후화된 건물을 관리하는 직원은 단 한명뿐이라는 사실이다. 한마디로 일개 직원 한명이 건물 전체 시설을 유지보수를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말이다. 

건물 관계자는 "비 오면 늘상 있는 일이라 빗물을 빨리 처리하는 일도 주된 업무"라면서 "계단은 빗물로 미끄러워 사고 위험이 있어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월31일 충북도와 충북문화재단이 충북문화기반시설 건립 토론회를 개최, 전무한 도립기반시설 건립 대책 등을 모색하며 고군분투하고 있어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충북문화예술인회관 4층과 5층 사이 계단에서 빗물이 새 빗물받이 통을 설치해놓고 있다. 건물 천장은 까만 곰팡이가 뒤덮여 있어 누수현상이 오래됐음을 나타내고 있다. / 박은지
충북문화예술인회관 4층과 5층 사이 계단에서 빗물이 새 빗물받이 통을 설치해놓고 있다. 건물 천장은 까만 곰팡이가 뒤덮여 있어 누수현상이 오래됐음을 나타내고 있다. / 박은지

예술인 A씨는 "건물이 노후화됐다고 해서 누수가 이렇게 심각하게 발생하지는 않는다"면서 "수차례 방수작업 등 보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비가 올때마다 겪는 것을 보니 재단 사무처 이전 등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충북도와 충북문화재단은 향후 누수 원인을 전방위적으로 찾아본 다음에 차후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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