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 반동안 518명 질병 휴직… 여교사 84% 차지

충북교사노조가 서울 서초구 초등 선생님의 명복을 빌기 위해 상당공원 앞 인도에 설치한 분향소. 이곳에는 교사들의 교권을 지켜달라며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의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충북교사노조 제공
충북교사노조가 서울 서초구 초등 선생님의 명복을 빌기 위해 상당공원 앞 인도에 설치한 분향소. 이곳에는 교사들의 교권을 지켜달라며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의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충북교사노조 제공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최근 3년(2021년∼올해 6월)간 충북도내 교사 518명이 질병을 이유로 휴직을 신청하고 교단을 떠났다. 

중부매일 확인결과, 이 기간 남교사는 82명(15.8%), 여교사는 436명(84.2%)으로 대부분 여교사들이 휴직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6학년 남학생이 담임 여교사를 무자비한 폭행한 사건처럼 방어력이 취약한 여교사의 휴직건수가 대다수를 차지한 것은 교권추락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여교사의 경우 임신으로 인한 휴직을, 남교사의 병역휴직을 제외한 수치이기 때문이다.

23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이 기준으로 2021년 초등·중등 남·녀 교사 중 74명이 질병휴직을 제출했다. 

2022년에는 그 건수가 급격히 늘어 224명이 질병휴직을 제출했고 2023년 6월 기준으로도 220명이 질병휴직으로 학교 현장을 떠났다.

통계를 살펴보면 2021년 초·중등 남자교사는 14명, 여자교사는 60명이었고, 2022년에는 남자교사는 27명인데 반해 여자교사는 177명으로 2021년보다 거의 3배 가까이 늘었다.

2023년 6월까지 남자교사 41명, 여자교사는 179명으로 2021년에 비해 3배 늘었고 지난해와는 비슷한 수준이었다. 다만 6월까지 통계인점을 고려할 때는 연말까지 휴직 인원은 지난해의 두배 수준이 될 전망이다.

이들의 휴직 사유에 대해 정확한 원인을 통계로 규정하기는 어렵지만 대부분의 교사들은 (아동학대와 관련된) 학생과의 관계와 학부모의 악성 민원, 학교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를 원인으로 꼽았다.

그중에서도 여교사의 질병휴직 비율이 높은 것은 남교사에 비해 방어능력이 약하고 학부모와 학생으로부터 허위 민원이나 아동학대 신고에 노출되는 것에 더 큰 불안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초임 교사들에게는 심리적 압박감이 더욱 크다는 것이 교육계의 전언이다. 

12년차 중등 교사 C씨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이 갈수록 어려워진다"며 "좋은 학생들을 만나면 그나마 학교 생활 하기가 수월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너무 힘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C씨는 "학생과의 관계도 있지만 학부모의 민원 상대하는 것이 정말 힘들다"며 "학교의 업무 스트레스도 휴직의 한 원인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교장을 역임한 D장학관은 "학교에서 작은 사건만 있어도 이것이 학교폭력 사건이 되고 경찰조사가 진행되는데 교사들은 이에 대한 스트레스가 엄청나다"면서 "이로 인한 질병 휴직이 늘어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D장학관은 "서울에서 일어난 교사들의 안타까운 일들은 전국의 교사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의 교육 여건을 극단적으로 드러낸 사례"라고 지적했다.

교권 추락 상황이 충북도 예외일 순 없다는 판단이 나오는 이유다.

휴직을 한 교사의 부모는 "모두 기피하는 학교에 초임교사를 발령하는 인사의 문제점도 있어 보인다"며 "경력자들도 감당하기 힘든 학교에 초임교사를 발령시키다보니 휴직을 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 교육계 인사는 "학부모들의 악성민원을 개선해야 사회가 건전한 방향으로 가는데 학생인권만 이야기하니 참담하다"면서 "악성민원에 대한 처벌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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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권 #애도 #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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