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장·반쪽짜리' 비난 여론 확산

김영환 지사, 이범석 시장 / 중부매일DB
김영환 지사, 이범석 시장 / 중부매일DB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24명의 사상자를 낸 충북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 해당 지자체장이 공식 사과문을 내놓았지만 빈축을 사고 있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사고 발생 일주일만의 뒤늦은 사과 라는 지적을 받고 있고, 이범석 청주시장은 1천자 분량의 장문의 사과문을 올렸지만 '오송 지하차도 사고'에 대해선 단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아 '반쪽짜리 사과' 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 21일 충북도 홈페이지 팝업창을 통해 '오송 궁평2지하차도 사고와 관련해 유가족과 도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으로 사과문을 게시했다. 오송 궁평2지하차도에서 지난 15일 폭우 속 인근 미호강 제방 붕괴로 6만톤의 물이 쏟아지면서 14명이 사망한 사고가 발생한지 일주일만이었다.

570자 분량의 사과문을 키워드 분석한 결과 '사고' 7번, '책임' 3번, '오송' 2번 언급하는 등 오송참사를 사회재난으로 바라보고 있는듯 보여진다. 이외 '유가족' 5번, '도민' 4번씩 비중있게 거론했다.

김영환 충북지사가 충북도 홈페이지에 올린 '오송 궁평2지하차도 사고와 관련해 유가족과 도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사과문 캡쳐.
김영환 충북지사가 충북도 홈페이지에 올린 '오송 궁평2지하차도 사고와 관련해 유가족과 도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사과문 캡쳐.

김 지사는 사과문에서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될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났다. 오송 지하차도 사고로 인해 유명을 달리하신 희생자 분들의 명복을 빌며, 부상을 입으신 분들께서도 조속히 회복하시기를 기원한다"라고 적었다. 이어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헤아릴 수 없는 고통을 겪고 계시는 유가족 분들께도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도지사로서 깊은 애도와 함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이웃의 아픔을 함께 감내하고 계실 도민 여러분께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빠른 사고 수습과 함께 유가족 분들의 상처가 조금이나마 치유될 수 있도록 최대한의 지원을 약속드리겠다. 진실규명을 위한 모든 절차와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범석 청주시장이 청주시 홈페이지에 올린 '집중호우로 희생과 피해를 입은 시민과 유가족께 드리는 사과문' 캡쳐.
이범석 청주시장이 청주시 홈페이지에 올린 '집중호우로 희생과 피해를 입은 시민과 유가족께 드리는 사과문' 캡쳐.

이범석 청주시장도 사과문을 올렸지만 1천자 분량 중 '오송 지하차도 참사'에 대해선 단 한 마디도 거론하지 않아 '반쪽짜리 사과'에 그쳤다는 평가다.

이 시장은 '집중호우로 희생과 피해를 입은 시민과 유가족께 드리는 사과문'이라는 제목으로 김 지사보다 하루 앞선 지난 20일 시청 홈페이지에 올렸다.

키워드 분석결과, '피해'라는 단어를 10차례, '복구'와 '지원'을 각 5번 언급하면서 피해지원에 포커스를 뒀다는 해석이다. 또 폭우·호우·비를 총 8번 언급해 자연재해에 무게중심을 두는 등 인재(人災)·관재(官災) 라는 지적을 피해가는 모습이다. 이외 '시민', '희생'을 6번, 5번 비중있게 강조했다.

이 시장은 사과문을 통해 "일시적으로 내린 폭우로 인해 많은 인명피해와 공공시설, 농작물 등 크고 작은 시설들의 피해가 많이 발생했다. 불의의 사고로 희생된 15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에게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재난지원금, 시민안전보험 등 시와 민간에서 지원할 수 있는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겠다. 공무원, 자원봉사자 등 최대한 투입해 우선 복구 지원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 문장에서는 "이번 폭우로 희생되신 분과 그 유가족, 피해를 입은 시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지역을 책임지고 있는 시장으로서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송구스럽고 죄송하다"고 마무리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