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진영 자연환경보전 청주시협의회장

전국이 집중호우로 몸살을 앓았다. 지난 12일부터 내린 비는 피해 지역 주민들의 삶터를 앗아갔다. 있어서는 안 될 인명사고도 발생했다. 7월 24일 기준 전국적으로 사망 47명, 실종 3명, 부상 35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그중 현재 가장 이목이 집중된 일은 오송 궁평2지하차도에서 발생한 사고이다.

지난 15일 아침 8시 40분경 미호강에 설치된 임시제방이 유실되어 불과 4분 만에 6만t의 물이 지하차도로 유입되면서 이곳을 지나던 차량 17대가 침수됐다. 14명의 사망자와 10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이 사고의 피해자들은 주말 아침 출근길, 여행길 등으로 집을 나선 뒤에 불의의 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인 유실된 임시제방의 관리주체인 행복청, 궁평2지하차도의 관리주체이자 금강홍수통제소의 연락을 받았던 충북도, 사고 약 1시간 전에 신고가 접수됐지만, 허위로 완료 처리한 흥덕경찰서, 그리고 청주시까지 관련 기관들의 책임 공방이 뜨겁게 진행되고 있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잘잘못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사망자와 그 유가족을 위한 도리이다.

다만, 지금은 피해 복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필자가 살고 있는 청주시는 이번 호우로 피해 신고만 3천500여 건이 넘을 만큼 많은 피해를 입었다. 농경지, 상가, 주택 등이 침수되어 막대한 피해를 입었고, 그만큼 복구해야 할 곳이 많기 때문에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이때 각지의 도움을 받아 복구율을 높여야 할 때이다.

이재민들의 아픔을 위로하듯 전국 각지에서 자원봉사자들과 군 장병들이 청주시로 지원을 나와 복구를 위해 연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필자도 자연환경보전 청주시협의회 회원들과 함께 현장에 나가 복구작업에 동참했다. 피해를 입은 양계장과 비닐하우스에서 농민들과 함께 작업을 하고, 물이 빠져 토사로 뒤덮인 주택의 청소와 빨래를 하며 이번에 쏟아진 물 폭탄의 위력을 실감하는 동시에 복구를 위해서 지속적으로 많은 인력이 투입되어야 한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

이에 더해 신속한 복구 완료를 위해서는 공무원들의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여 비상시국이라고 하지만 공무원들은 본연의 맡은 업무를 추진해야 한다. 현재 본연의 업무는 피해 입은 시민들의 고통을 생각하며 수해 복구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필자의 생각에 보답하듯 연일 이재민 관리와 재해구호 물품을 지원에 힘쓰며, 피해 입은 현장을 조사하는 공무원들의 모습이 보이고, 그에 힘입어 수해 복구율이 77.5%를 달성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그런데 책임소재를 찾기 위한 국회 등의 무리한 자료 요청으로 공무원 인력 투입의 어려움이 발생한다고 한다.

김진영 자연환경보전 청주시협의회장
김진영 자연환경보전 청주시협의회장

도로, 농로 등 기반 시설을 정비하고 수해 폐기물을 처리하는 등 앞으로도 청주시가 해야 할 일이 많다. 국무조정실의 감찰부터 경찰의 수사까지 필요한 절차는 당연히 밟아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시민 피해 최소화를 위한 수해복구를 위해 전념해야 할 때 인만큼, 항상 민생이 우선이라고 말하는 정치권의 협조가 필요한 때인 것 같다. 모두 한마음으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이때, 국회 자료 제출이 시민 생활의 안정보다 우선시 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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