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시론]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많은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도시, 여행하고 싶은 도시는 풍광이 아름답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친절하고 치안 상황이 양호하여 마음 놓고 도시의 야경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재즈 거장 베넷이 히트한 곡,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 내 마음을 샌프란시스코에 두고 왔어요'를 불어서 더 유명해진 도시 샌프란시스코가 마약에 찌든 도시로 변하여 사람들이 떠나는 도시가 되었다고 한다.  금문교와 언덕길을 오르내리는 빨간 전차 사진이 눈에 익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손꼽혔던 도시가 샌프란시스코다. 아름다운 해변이 펼쳐져 있고 거리는 고풍스런 건축물들이 매력을 뽐내던 샌프란시스코는 많은 할리우드 영화의 배경으로도 등장했다. '알카트라즈 감옥', '퍼시픽 하이츠', '더 록' 등 우리에게도 친숙한 제목들이다. 전 세계의 많은 젊은이들이 방문해보기를 원했던 아름답고 풍요로운, 자유를 상징하던 도시다. 10년 전만해도 그랬던 곳이다.

 그런데 지금의 샌프란시스코는 마약에 취해 비틀거리는 사람들이 거리를 배회하며 노숙자들은 길거리에서 배변을 하고 소변을 보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한때 많은 사람들이 오갔던 유니언 스퀘어와 시내 지역은 활기가 넘치던 이전의 모습은 사라진지 이미 오래되었고 지금은 빈 상점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고 한다. 쇼핑 성수기인 주말에도 쇼핑객을 보기 힘들고 시내의 힐튼과 같은 대형 호텔들이 모기지 상환액조차 감당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심지어 대형 마켓조차 출입구에서 소변 냄새가 진동하는 곳이 되었고 체격이 큰 경비원들이 여럿 배치되어 있어서 사고를 대비하고 있지만 이들 마켓도 곳 폐쇄될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사람들이 떠나고 기업들이 짐을 싸는 샌프란시스코가 되었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기업이 떠나면서 빈 사무실은 31%나 증가했고 대중교통 이용은 65%나 감소했으며 시정부의 주요한 수입원인 재산세는 1억9천6백만 달러나 감소했다고 한다. 당연히 관광은 심각한 수준으로 감소했고 반면에 노숙자는 점점 도심으로 몰려드는 상황이라고 한다. 절도와 도난은 흔히 일어나는 일상이 되어서 몇 달러가 되지도 않는 물건에도 보안태그를 부착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곳에 사는 주민들은 '솔직히 좀비 대재앙이 일어난 곳에 살고 있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샌프란시스코가 왜 이렇게 변했는가. 1964년 이후 시장은 민주당 출신이 이어오고 있다. 그들은 마약과 범죄에 대한 관대한 정책을 집행함으로써 서서히 범죄율의 증가를 가져왔고 마약하는 노숙자들의 거리로 만들었으며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세금 부담을 늘리다보니 기업과 시민의 불만이 급증했다. 결국 기업은 떠나고 세금을 내던 시민들도 살던 곳을 등지게 되었다. 그 자리를 메우는 사람들이 거리를 배회하는 노숙자들이고 마약에 취해 비틀거리는 불량배들이며 이들이 사회 불안을 야기하는 원인이 되었고 시의 재정을 더욱 어렵게 하였다. 

 무질서에 대한 포퓰리즘적 관용정책이 어떻게 아름답고 풍요로웠던 도시를 한 순간에 디스토피아로 변하게 하는지를 샌프란시스코의 오늘이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같은 미국이지만 뉴욕은 줄리아니 시장이 펼쳤던 범죄와의 전쟁 정책으로 사상 유례가 없는 범죄율 급감의 성공을 거둔 바가 있다. 우리와는 달리 시장이 경찰권을 가지고 있기는 하나, 이렇게 뉴욕은 미국을 대표하는 도시로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우리의 아름다운 도시들이 샌프란시스코처럼 변해서야 되겠는가. 대한민국은 어떤가. 지도층 특히 정치권이 도덕성을 회복하고 질서와 공정 그리고 정의를 바탕으로 국민을 위하는 마음가짐으로 정치에 임한다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이 얼마나 아름답고 풍요롭겠는가. 그런데 지금의 정치권을 보노라면 요원할 것만 같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우리 필부필부가 살피고 살핀 후에 정신을 가다듬어 내년에 치러지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제대로 된 일꾼을 골라낸다면 희망의 끈은 이어질 것이다. 야간에도 두려움 없이 거리를 다닐 수 있는 살기 좋은 곳, 모두가 꿈꾸는 도시, 우리 모두의 선택에 달려 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