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이지효 교육부장

서울 서이초등학교 20대 여교사의 안타까운 소식과 그에 앞서 교사 폭행건이 터지면서 교육계 내게서도 '교권 미투(Me too)'가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수면위로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교육계 내에서는 교권침해가 곪을대로 곪아 대부분의 교사들은 이에 대한 스트레스를 속으로 삭이거나 동료 교사들끼리 고충을 이야기하며 서로 푸념하고 위로할 뿐이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교권침해는 더욱 강력해져 넘어서는 안될 선까지 넘게 됐다. 이에 전국 교육단체들이 서이초 교사를 추모하는 분향소를 마련했고 많은 동료교사들이 분향소를 찾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못다핀 선생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곳에서 고통없이 편히 쉬세요', '학생과 교사가 모두 보호받는 지혜가 모아지길 바란다' 등 그 고통의 마음을 충분히 공감하고 있었다.

필자 주위에도 초·중등 교사로 근무하는 사람이 많이 있다.

그들과 대화를 나눌때면 학교에서 일어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웃고 공감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는데 언젠가부터 학교에 대한 이야기가 점점 부정적으로 넘어가는 것을 느꼈고 더 나아가 학부모들에게 받는 스트레스로 상담이 필요한 지경이라는 것이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도 담임 교사에게 욕을 하거나 발로 차는 행위는 기본이고 고학년 남자학생의 경우 여자 담임교사에게 성적수치심을 일으키는 발언이나 행동을 한다는 것이었다.

그 교사들의 경력이 낮은 것도 아니다. 적게는 10년 이상 또 많게는 20년~30년 이상된 교사들이 이런 말을 하는것을 보고 '정말 교권이 많이 무너졌구나'하는 생각을 들게했다.

심지어 일부 학부모들은 자신의 자녀들이 학교에서나, 하교해서도 모든 것을 교사가 돌봐주기를 바란다는 것에 다시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이들이 가장 먼저 배우는 사회가 어디인가. 아이들은 자신의 부모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가장 기초적인 사회생활을 가정에서 시작한다.

사회가 많이도 변해서일까. 예전 같았으면 '밥상머리 교육'으로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최소한의 예의는 가르쳐왔다. 하지만 이제 같이 밥 먹을 시간도 줄어들고 맞벌이 부부는 아이들의 끼니를 배달앱을 통해 때우고 있으니 말이다.

아이들은 자신의 부모를 거울처럼 여기고 부모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인성이 달라진다.

물론 학생인권도 존중돼야 하지만 비상식적인 수준에서 학생인권을 운운하는 것은 어느 누가 봐도 갑질로 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 이유에서인지 한 교사는 말한다. "교사와 학교는 을(乙)"이라고.

더군다나 학교에서 일어나는 모든 행위를 아동학대로 몰고 가면 교사들은 더이상 출구가 없다는 이야기를 종종한다.

교사가 어떤 말을 하더라도 그 말로 인해 우리 아이가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고 하면 그것이 바로 아동학대라는 것이다.

언제부터 학교가 이렇게 변했는지 알 수 없지만 더 늦기전에 학생인권과 교권보호가 함께 존중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이지효 교육부장
이지효 교육부장

학생들도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고 수업시간에 임해 교사의 지침을 따르고, 교사들도 학생들에게 존경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라떼는 말야(나때만해도) 장래희망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선생님'이라고 답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실력과 품성을 모두 갖춰야만 할 수 있었던 교사라는 직업이 추락하는 교권으로 기피 직업군이 되고 있다니 정말 씁쓸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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