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주변에 경찰이 배치돼 있다. 지난 3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과 연결된 백화점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해 시민 14명이 다쳤다. /연헙뉴스
지난 4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주변에 경찰이 배치돼 있다. 지난 3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과 연결된 백화점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해 시민 14명이 다쳤다. /연헙뉴스

가히 충격적이다. 우리 사회가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는지 참담하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흉기를 휘두르는 '묻지마 살인'에 대한 모방범죄 차단 대책이 시급하다.

지난 3일 경기도 분당 서현역 AK백화점에서 무고한 시민 14명이 영문도 모른 채 속수무책으로 흉기 테러를 당한 이후 전국 곳곳에서 모방범죄를 예고하는 글들이 수십건 온라인에 등장하면서 많은 시민들이 극도의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도심 한복판에서 충격적인 묻지마 범죄가 잇따르자 외출을 삼가고, 아이들을 학교와 학원에서 직접 데려오거나 대중교통을 피하는 등 시민들의 일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실제 지난 주말 철도역부터 에버랜드, 해운대까지 흉기 난동, 살인 예고 신고가 빗발쳤다. 이에 따라 경찰은 사상 처음으로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하고 인파가 많이 몰리는 지하철역, 백화점 등 전국 247개 공공장소에 경찰관 1만 2천여 명을 배치해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또 인터넷에 게시된 살인 예고글의 범행장소에 전술 장갑차를 투입하기도 했다.

'누군가에게 나도 당할 수 있다'는 공포가 커지면서 '신호등에 서 있어도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된다', '검은 옷을 입고 걸어오는 사람만 봐도 무섭다' 등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내일 외출 할거면 꼭 확인하라'는 칼부림 예고 리스트가 등장했는가 하면, 일단 빨리 도망가라, 오른손잡이가 많으니 몸 왼쪽부터 보호하라, 탈출이 불가능한 경우 구조물에 숨어라 등의 대처법이 공유되고 있다.

국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자 정치권도 흉악 범죄자 강력 처벌 관련 논의에 들어갔다. 국민의 힘과 정부는 최근 신림역과 서현역에서 발생한 묻지마 흉기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가석방 없는 종신형 제도' 도입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민주당도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흉악범 진압 과정에 대한 면책권을 부여하고 정당방위 인정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범죄 전문가들은 사회가 고도화되고 복잡해지는 구조 속에서 사회 부적응과 소외감을 표출하는 '반사회적 범죄'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획기적인 법적·제도적 해결방안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이들 선진국형 무동기 범죄는 하루 아침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해 약화된 밀착형 복지서비스를 강화하고 정신건강의 범위를 확대해 이상징후를 사전에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정부와 경찰은 최근들어 패턴을 달리하고 있는 다중대상 범죄에 대한 사후수습보다 예방대책이 중요함을 다시 한번 인식하고, 체계적인 사례분석과 엄격한 관리를 통한 모방범죄의 가능성 차단으로 불안과 무력감에 젖어들고 있는 시민들의 일상을 하루빨리 회복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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