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이하' 주담대 연체율 20% 이르러
"빚 많으면 혼인·출산율에도 부정적"

[중부매일 이성현 기자] 미성년자에서 갓 벗어난 만 19세와 20대의 빚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연령 특성상 직업이 아예 없거나 고용이 불안한 이들이 전세나 월세 자금을 대출받고는 이자조차 제때 갚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7일 19개 은행(시중·지방·인터넷은행)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연령별 주택담보대출 연체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 2분기 말 기준 만20대 이하 연령층의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44%로 집계됐다.

2018년 3분기 말 이후 약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며, 사실상 역대 최고 수준이다.

특히 '20대 이하' 연령층을 세분해 '19세 이하'와 '20대'로 나눠보면, 19세 이하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올해 2분기 말 현재 20.0%에 이르렀다.

주택금융공사 보증부 청년 전·월세 대출 정책 금융상품의 영향이 크다는 것이 은행권의 분석이다.

경제 취약계층인 청년층의 전세보증금과 월세를 지원하자는 취지로 도입된 이 상품은 만 19세 이상 30세 이하 청년 가운데 '무소득자'도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당연히 연체 발생 가능성이 커 일반 시중은행들이 판매에 소극적인 반면, 이 상품의 비대면 대출 절차까지 갖춘 카카오뱅크가 전체 청년 전·월세 대출 상품의 약 60% 이상을 취급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의 19세 이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6월 말 현재 27.0%까지 치솟았고, 나머지 은행들의 19세 이하 연체율도 4.2%로 높아졌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에서 청년 전·월세 보증금 대출을 받은 만 19세 청년들 가운데 대부분이 무소득자"라며 "일자리나 고정 수입이 없는 데다 금리까지 오르자 이자를 갚지 못하는 취약 청년층이 늘고 연체율도 오른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청년층의 빚 부담은 금융시스템의 잠재 불안 요소일 뿐 아니라, 사회 문제인 저출산 현상을 부추길 가능성도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수년 사이 주택 매매 가격은 물론 전월세 시세도 뛰면서 젊은 층이 갈수록 대출에 의존하는 상황"이라며 "젊은 층의 빚이 늘어날수록 이자 부담 등으로 결혼과 출산 연령이 늦춰지고 아예 혼인이나 출산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양경숙 의원은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소득기반 등이 취약한 30대 이하의 연체율이 추가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청년층의 과도한 빚은 소비위축과 함께 금융은 물론 경제 전반의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는 만큼 청년 대출을 관리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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